[사설] 아이의 폭력성 방지하려면 스마트폰 자제시켜야

2017-05-30     매일일보
[매일일보] 스마트폰 이용 시기가 빠르고 사용 빈도가 많은 유아일수록 우울·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고 공격 성향도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수정 연구원과 정익중 교수가 한국아동패널조사 5차년도(2012년)의 만 4세 유아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의 컴퓨터, 전자게임기, 스마트폰의 첫 이용 시기 및 빈도, 우울·불안과 공격성 수준의 상관관계를 다중회귀분석 방식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아동학자들은 만 4세가 사회·정서적 발달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시기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과는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우리 주변에서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보채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고 음식을 먹거나 대화 삼매경에 따진 부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딸이 13살이 될 때까지 페이스북 사용을 막겠다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통상 미국에서 13세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는 상징적인 나이이기는 하지만 그가 페이스북 창업자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의 말 속에는 어린 나이에 SNS에 빠지는 것이 인성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은 13세 미만에게는 계정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유아기에는 순간적으로 변하는 빛의 흐름에 빨리 반응한다고 한다. 유아들이 텔레비전 광고에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화려하고 자극적인데다 폭력성이 강한 게임에 쉽게 빠져든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어린 나이부터 가상현실의 폭력에 자주 노출되다보니 현실과 가상세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 결과적으로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이러한 현상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줌으로써 아이를 일상생활에서 방임하는 것은 자식의 폭력성을 자신도 모르게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이런 점을 자각해야 한다. 정부도 미디어 사용에 관련한 교육과 홍보를 위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