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상환 부담에 자영업자들 2금융 대출로 내몰린다

“가계 부담 완화하려면 원리금 상환 속도 조절 필요”

2017-05-3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급증하면서 서민들이 발걸음을 제2금융권으로 돌리고 있다.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은행권에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 절벽’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의 2015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농림·어업 포함)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574조5000억원에 이른다.   자영업자의 약 63.6%(330조5000억원)가 기업대출과 가계 대출을 중복으로 받아 대출 규모가 컸다.   이 중 가계 대출만 받은 일부 자영업자 부채는 질적인 측면에서 위험 채권으로 분류된다. 이들 자영업자의 약 16%가 저신용등급(7~10등급)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또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도 2010년 318만명에서 지난해 6월 344만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부채규모도 282조원에서 348조원으로 늘었다.이에 따라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3월 말 상호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15조223억원으로, 2006년 말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협동조합의 가계 대출도 32조52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도 155조768억원에 달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이 일정치 않아서 분할 상환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대출 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그냥 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제2금융을 찾는 자영업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경기민감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9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부동산임대업 34.4%, 음식·숙박업 10.2%, 도·소매업 16.9% 등 경기 민감 업종에 집중돼 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자영업자들이 비싼 이자에 의존할 경우 신용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원리금 상환이 너무 급작스럽다 보니 서민을 중심으로 대출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 속도가 너무 빨라 신용위기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원리금 상환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