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동연 양산시장 '경선 여론조사 미스터리' 풀리나

경남경찰청, 나 시장 아들 '기소의견'…울산지검 '막바지 수사'

2017-05-31     허수정 기자
[매일일보]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새누리당 양산시장 후보 경선 여론조사의 조작 의혹 사건이 검·경의 2년 가까운 기나긴 수사 끝에 곧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31일 울산지검 등에 따르면 경남도경찰청은 나동연 시장(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아들 나모씨(31·회사원)가 지난해 5월 2, 3일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 걸려온 여론조사 전화를 여러 번 받아 '나 후보 지지'로 응답한 혐의(업무방해죄)를 밝혀내고 지난 2월말 기소 의견으로 울산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이에 따라 울산지검 공안부는 관련자들을 소환, 사실확인 작업을 위한 막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나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 걸려온 여론조사 전화 16통 가운데 "3~4통은 내 목소리인 것 같다"며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나씨와 함께 여론조사 전화를 2번 받아 응답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나씨의 누나(나 시장의 딸)에 대한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경찰은 나 시장 아들과 딸의 목소리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2차례에 걸쳐 의뢰했으나 모두 '판정 불가' 통보를 받았다.하지만 나 시장의 아들은 조사받는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결국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의 목소리인 것 같다"고 인정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문제는 나 시장의 아들과 딸이 드러나지 않은 조직과 연계해 당시 전화 여론조사를 호도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개입했는가 여부다.나 시장과 당시 경선에 나섰던 당시 조문관 후보(사건 고발자)는 나 시장의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에 걸려간 여론조사 전화 16통 중 11통의 응답자가 동일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또 나 시장의 딸이 자신의 근무지에서 전화 여론조사에 응답한 뒤 하루 뒤에는 동생의 근무지에서 전화 설문조사에 응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지난해 종편 방송사 jtbc가 지난해 9월 한 대학연구소에 의뢰해 감정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11통의 남성 목소리가 한 사람의 것일 가능성이 91%으로 조사됐다.또 나 시장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설문에 응한 여성과 나 시장 딸이 근무하는 모 은행지점에서 응답한 여성의 목소리도 94%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감정 결과가 100% 맞다면 나씨 아들의 경우 걸려온 전화를 착신으로 돌려받았다는 것이고, 딸의 경우 누군가의 언질을 받아 하루 걸려 두 회사를 갔다왔다하며 전화 설문에 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하지만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말을 아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울산지검 공안부 담당 검사는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사건의 실체보다 가십성(화제 중심)으로 흐를 것 같아서..."라며 말을 흐렸다.지난 2014년 5월 양산시장 새누리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100% 여론조사로 진행된 경선에서 당시 나 시장은 다른 3명의 후보들의 응답 지지율보다 많은 무려 53.1%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