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구조조정 성공, 노사 상호 양보 반드시 필요”

2017-06-01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 관련해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전경련에 따르면 ‘기업 회생’이라는 공통의 목표의식과 상호 양보에 기반한 협력적 노사관계가 기업구조조정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요 요소로 나타났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금융위기 전 시간당 임금이 미국 제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도요타는 직원 의료복지에 대당 215달러를 쓰는 반면 GM은 1635달러에 달하는 등 복지부담도 엄청났다.결국 2007년 40조원(약 387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냈고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다. 경영난이 가중되며 2009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GM의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을 택했다. 노조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기존직원의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 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또한 해고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의 폐지와 생계비 보조 중단을 수용했다. 더불어 향후 2009~2015년 6년간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사측은 대신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시 해고자 우선 고용을 보장했다. 또한 미국 내 약 4천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그 결과 GM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2013년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작년에는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과 일본차 점유율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1993년 8.7%로 하락했다. 1조 3000억원(약 19억4000 마르크)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자 결국 폭스바겐은 1995년까지 독일 근로자의 30%(약 3만1300명)를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근로자들은 사측과 협의 끝에 해고 대신 임금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택했다. 근로시간을 20%(주당 36시간→28.8시간) 단축하고, 임금도 3단계로 줄여나갔다.1997년에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했고, 2004년에는 3년간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등 꾸준한 양보를 보여줬다.사측은 10만명이 넘는 전체 근로자의 고용 보장으로 화답했다. 또한 해외공장 대신 자국 내 하노버와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증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폭스바겐은 고용조정 없이 1년 동안 1조원(약 16억 마르크)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993년 8.7%에서 1998년 1.7%로 개선됐다.이처럼 노사관계는 구조조정의 적시성과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였다.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 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면서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