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론 확산 조짐… 美 금리인상이 변수
바뀐 금통위서 기준금리 두고 논쟁 가열
2016-06-0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기준금리 인하론이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각종 경제지표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한 금통위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13일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수출부진 등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진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새로 바뀐 금통위의 첫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비둘기파 본색을 드러낸 위원이 있는 만큼 앞으로 기준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실제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의 위험 요인에 대한 언급이 잇따랐다.신임 금통위원들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같은 발언은 바뀌기 전 금통위보다 완화적 통화정책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노무라 등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조만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각종 경제지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4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했다.특히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0%로 7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한은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서도 올해 4월 경상수지 흑자가 2년 3개월 만에 최소인 33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우리 경제가 수출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의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고 상황이다.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르면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는 내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따라서 오는 9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이후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우리나라에서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또 현재 진행 중인 조선·해운 업계 등의 기업 구조조정도 기준금리 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구조조정 윤곽이 나와야 정부와 한은이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 등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고 한은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