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수출 지속되는 하락세에 저성장 고착화 우려
국내투자율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기록…민간소비도 감소해
2017-06-02 김서온 기자
[매일일보 김서온 기자] 계절은 바뀌고 시간을 흘러가지만 한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는 처참한 국내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7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0.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으나 GDP 증가율이 지난해 3분기 1.2%, 4분기 0.7%에 이어 내리막길을 계속 걷고 있어 호조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최근 수출과 산업생산, 소비심리 등의 지표 모두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한은 소식지에 실린 특별대담에서 “일종의 장기정체론이 현실적인 진단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1분기 GDP 성장률 0.5%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타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3개 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메르스 사태와 같은 돌발악재는 없었지만 성장세가 그만큼 더뎌졌음을 의미한다.설비투자가 7.1%나 줄어들면서 2014년 1분기(-1.1%)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총저축률은 36.2%로 전 분기보다 1.8% 포인트 상승하면서 작년 1분기(36.2%)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계가 그만큼 지갑을 열지 않았고 기업도 투자를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수출도 역주행했다.지난 1분기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1.1% 줄었고 수입은 3.1% 감소했다.정부의 긴급 재정정책과 이로 인한 건설투자가 겨우 경제 성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2016년을 힘겨운 시작을 한 국내 경제에서 긍정적 신호를 좀처럼 찾기 어렵다는 점이 앞으로 우려를 키우고 있다.또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에 이어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당장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좋지 않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하향 흐름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수출이 개선되기 어렵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에 따라 정부와 통화당국이 경기 부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