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M&A, 또 힘빠지나
관심받던 로젠택배 인수전 열기 시들대우로지·동부익스 재매각 오리무중
2017-06-06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물류업계의 인수합병(M&A) 작업이 또 다시 꼬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등의 매각이 줄줄이 연기된데 이어 올들어 주목받던 로젠택배의 새주인 찾기 역시 갈수록 열기가 식고 있는 것.6일 업계에 따르면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 아시아(PEA)와 매각 주관사 JP모간은 지난달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매각자와 인수후보 간 가격 이견으로 유력 후보들조차 한 발 물러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링PEA는 매각 대상인 로젠택배 지분 100%의 가격으로 3000억~4000억원대를 원하지만 인수후보들은 더 낮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지난 3월까지만해도 글로벌 물류회사인 DHL과 UPS, 국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관심을 보이며 로젠택배 매각은 흥행에 성공하는 듯 싶었다.더욱이 로젠택배는 안정적인 성장세는 물론 무차입 경영상태가 5년째 이어져 오고 있고, 부채비율 역시 60%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해 인수 매리트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택배 단가가 높은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C2C) 물량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C2C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그러나 지난달 초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본입찰은 다시 지난달 말로 미뤄졌고, 이마저도 또다시 연기돼 향후 일정을 알 수 없는 등 갈수록 인수전 자체가 시들해지고 있다.업계에서는 지난해 진행됐던 동부익스프레스와 대우로지스틱스 매각처럼 로젠택배 매각 역시 시간만 끌다 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는 현대백화점을 인수우선협상자로까지 선정했다가 결국 무산이 됐고, 대우로지스틱스는 CJ 등 굴지의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듯 하다 결국 발을 빼며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두 회사에 대한 매각은 올해 초 재추진 될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기업들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M&A 시장자체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회사들이 다시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재매각 성사를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베어링PEA는 로젠택배의 기업공개(IPO)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