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百, 입점업체 문제에 선보인 ‘유체이탈’ 논리
2016-06-06 홍승우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지난 4월말 롯데백화점 인천점 내 입점해있는 한 잡화 업체 직원들이 ‘4대보험 미가입’,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업주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당사자 간 갈등은 노동청 심문 과정에서 폭행사건까지 발생하며 극에 치달았고, 두 달 가까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는 ‘현재진행형’이다.여기서 문제는 롯데백화점의 역할이 부재(都在)하단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롯데백화점과 무관하다”며 “(입점)업체와 직원 간 근로계약에 관한 것은 해당 업체의 일”이란 입장이다.다시 말해 일단 입점해 있는 업체라면 해당 업체가 행정적 문제가 있든 직원 관리가 소홀하든 ‘문제없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유해물질 가습기살균제 판매와 입점업체 관리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롯데’가 아직까지 정신을 덜 차린 모양이다.입점업체보다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란 가치를 보고 찾는 소비자들이 많고, 그런 소비자들에게 근로자들은 그 백화점의 얼굴로 인식된다.이에 적어도 백화점 측은 입점업체에게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근로 행정절차만큼은 충족시킬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롯데백화점의 입점절차 사후 관리 항목을 보면 △실적관련 (매출·이익액·이익율·평효율) △품질부적격 △기타 관련법규(공정거래법·소비자보호법·품질경영 촉진법·수입상품 품질표시 기준) 등으로 입점업체 근로자에 대한 근로부분에 대해서는 찾아볼 수 없다.입점업체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롯데백화점 내에서 일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나 근로환경 등이 롯데백화점 근로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또 한 입점업체의 행정적인 문제가 불거져 폭행까지 일어난 상황에서 ‘나몰라라’식의 대처는 ‘도떼기시장’ 수준만도 못한 태도로 느껴진다.한편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근로복지공단과 협업해 입점업체 근로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그나마 개선여지가 보이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었지만 이번 사례처럼 롯데백화점의 ‘발뺌식’ 대처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