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확대논란 속 한은·금감원도 ‘좌불안석’

올 상반기내 임금체계 개편…노사협의 개시불구 우려 증폭

2017-06-06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격렬한 논란 속에 금융공공기관 9곳이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한데 이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권 전체에 대한 성과주의 도입에 앞서 한은과 금감원 등 금융 유관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임금체제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이들 기관은 노사협의에 앞서 초안을 마련해 조율하는 상황인데 기관별 세부 차이는 있지만 기본연봉 차등 인상률을 간부급이하에도 적용, 성과연봉 격차는 2배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한은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확정해 노조측과 본격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금감원도 총무국 차원의 도입 준비작업이 한창이다.다만 양 기관 노조는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최종 노사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금융공공기관과 같이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개인별 실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강도가 필요이상 높아질 수 있다”면서 “사측이 성과주의 확대 도입을 강행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앞서 한은 노조 관계자들은 지난주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를 찾아 성과연봉제 반대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이는 금융위의 강력한 압박을 통해 지난달말 9개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완료되면서 다음 타깃이 금융 공공법인, 유관기관 등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금융 공공기관들이 진통 끝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만큼 이를 모델로 해서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특히 임 위원장은 “한국거래소·코스콤·증권금융·금융결제원 등 금융 유관기관은 성과보수의 비중과 호봉제 여부 등 보수체계가 현행 금융 공공기관 수준에도 미치지 못 한다”고 질타했다.그는 이어 “금융 유관기관들이 더욱 진지한 태도로 성과연봉제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한은이나 금감원에 대한 언급을 삼갔는데 결국 이들 기관도 강화된 성과주의 도입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참고로 한은을 비롯한 금융관련 공익법인이나 금융결제원 등 비영리 사단법인 등은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인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가 기관장 인사나 예산, 조직운영 등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공공부문 및 금융개혁 차원의 성과주의 예외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 유관기관을 거론한 것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달라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이들 기관에 대해 정부가 특정한 시한을 설정해 도입을 강제할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한편 시중은행을 비롯한 민간 금융부문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논의는 극단적인 노사간 견해차를 좁히기 힘들어 겉돌고 있는 양상이다.이는 하영구 은행연합회 및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이 지난 2일 산별 중앙교섭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기준 마련 △신입직원 초임 삭감 등을 제시했지만 노사간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데서도 확인된다.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안건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입장차만 드러냈고 공공금융기관의 도입에 대해서도 법정공방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