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막기 위해선 印尼 방식이라도 채택해야
2017-06-08 매일일보
[매일일보]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불법어로 활동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한다. 지난 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에서 우리 어민들이 중국 불법어선을 나포한 사건이 계기가 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 측에 불법어로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한중 어업문제 협력회의’에서도 중국 측에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중국 측도 어선관리·단속·순찰 강화, 어민 대상 계도·교육 강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불법어선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한다는 방침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의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수역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은 그 수를 가늠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마치 인해전술을 보는 듯하다.외국에서는 불법 조업 외국 선박에 대해 격침 등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대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 조업 하는 외국 어선에 대해서는 총격을 가해서라도 나포해 해상에서 폭파시켜 버려 경계를 삼고 있다. 아르헨티나 해군도 불법 조업 단속에 저항하던 중국 어선을 격침시킨 바 있다. 러시아도 불법 조업 하던 중국 어선을 함포와 총기를 사용해 나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외교문제로 비화돼 관계가 악화된 사례는 거의 없다. 어디까지나 주권 행사이기 때문이다.이러한 단호한 의지가 있어야만 불법 조업을 줄일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강경책 사용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물론 정부로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특히 NLL 지역은 북한과 마주하는 곳이라고 단속도 쉽지 않다. 자칫하다간 무력 충돌의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그 틈을 중국 어선은 역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이렇듯 속수무책으로 앉아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특히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강경 대응을 망설인다면 중국의 불법 어로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다. 우리 어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이것은 정부가 감당해야할 당연한 책무다. 또한 우리의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더 이상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행위를 방치하다간 우리 바다의 황폐화를 막을 수가 없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