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필요한 서민, 은행권 진입문턱 낮아져 ‘숨통’
소비 진작에도 기여…이자수입 의존 생활층은 ‘팍팍’
2017-06-09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의 은행권 진입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자수입에 의존하는 생활층은 한층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은행권의 예금과 대출금리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당장 시장금리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차가 있겠지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며 “조만간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금채 1년물은 전날 연 1.45%에서 이날 현재 1.38~1.39%로 0.06~0.07%포인트가량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금융채 1년물과 2년물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국고채 3년물도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금리와 연동된 대출금리가 내려갈 전망이어서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은 좀 더 쉽게 은행 문턱을 두드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 4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대로 떨어진 상태다. KB국민은행(2.95%)은 6개월 만에 2%대에 재진입했으며 KEB하나은행 역시 지난 3월 3.09%에서 한 달 만에 0.1%포인트가 떨어져 2.99%를 기록했다.우리은행, 씨티은행은 4월을 기준으로 2.8%대까지 떨어졌으며 SC제일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은행권 최저 수준인 2.78%다. 이런 시장금리의 하락 조짐을 고려하면 대출금리가 연 2.5% 정도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생계자금이나 주택구매를 위해 대출받은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실제로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후 주택담보대출은 급증세를 보였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대형은행의 작년 7월 주택담보대출은 전월에 견줘 3조5000억원(안심전환대출 유동화금액 포함) 늘었다. 이자상환 부담이 줄면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는 이처럼 서민층과 내수진작에 도움이 되지만 피해를 보는 계층도 있다.예ㆍ적금 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 인하로 퇴직자 등 이자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한층 팍팍해질 전망이다. 각 은행의 대표적인 예금 상품 금리가 이미 1% 초중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1%대 초반으로 떨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1년물 금리는 1.3~1.6%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