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車업계, 위기인가 기회인가] 품질 논란에 업체들 ‘곤혹’
[매일일보 김백선·박주선 기자] 올해 들어 잇따라 불거진 품질 논란에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업체들은 저마다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진 소비자들의 인식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부족한 모습이다.
현대차 MDPS·르노삼성 저가 토션빔·한국GM 사양 차별
수입차 신동꺼짐과 원인미상 화재··소극적 조치에 원성↑
현대차는 올해 초 차량의 조향을 담당하는 MDPS(Motor-Driven Power Steering,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바탕 곤혹을 치뤘다.
MDPS는 핸들의 움직임이 센서를 통해 전자신호로 바뀌어 모터에 전달, 차량의 방향 전환을 돕는 보조장치로써 주행을 편리하게 해주는 장치다.
소비자들은 MDPS가 전자 시스템이다보니 결함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의 조향 조작을 방해,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현대차는 “주행 중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차량이 쏠리는 현상은 휠 얼라이먼트 및 노면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면서 “MDPS 내 토크센서가 이상을 감지하면 계기판에 경고등이 점등되는데 이때 운전자는 핸들이 다소 무거워짐을 느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측은 MDPS 결함 논란이 내부 부속품인 ‘플렉시블 커플링’ 마모에 의한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현대차는 2014년 1월 이전 생산된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해당 부품을 무상 교체한다고 공식 블로그에 게재했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전문 정비인력의 정밀 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3월 출시한 프리미엄 중형 SM6에 대한 논란으로 진땀을 뺐다.
SM6는 르노가 지난해 유럽에서 공개한 탈리스만의 한국형 모델로 공개 당시 탈리스만은 유로피언 스타일과 고급 옵션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SM6가 프리미엄 모델을 지향하면서 저가 토션빔을 탑재했다고 지적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SM6의 토션빔 서스펜션은 비용 절감을 위해 싸구려 부품을 선택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SM6의 후륜 서스펜션은 그냥 토션빔이 아니라 AM링크로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맞게 5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새로운 서스펜션”이라고 해명했다.
AM 링크는 기본 뼈대가 되는 토션 빔에 진폭 감응형 댐퍼, 액티브 댐핑 컨트롤, 유압식 부싱과 베어링이 결합된 구조물 ‘필터드 스핀들(Filtered spindle)’을 결합한 서스펜션이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AM 링크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은 한국GM도 비껴갈 수 없다. 최근 출시한 ‘쉐보레 올 뉴 말리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차량에 탑재된 에어백 관련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형 말리부가 앞서 지난해 북미 판매에 들어간 9세대 동일 모델과 에어백 사양을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GM은 신형 말리부를 출시하며 앞서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델에 장착된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10개 장착과 달리 국내는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 8개를 장착, 미국서 실시된 신차 충돌 안전성 테스트 결과를 국내 사양과 동일한 것처럼 알려왔다.
앞서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를 들여오며 미국과는 다른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북미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지만 국내에는 기존(9세대)과 같은 6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한국GM 측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게 차량을 설정하다 보니 6단 변속기를 장착하게 됐다”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되는 한국 도로 여건에서는 8단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품질 논란은 수입차라고 예외는 아니다. 벤츠는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배출가스·연비조작 파문을 불러온 폭스바겐과 원인미상의 화재로 BMW도 품질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수입차는 품질 결함과 관련한 명확한 리콜 계획이나 대책 수립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