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무브’ 본격화…증시·부동산 달아오르나

일각선 마땅한 투자처 없어 은행 ‘파킹’ 늘어날 수도

2017-06-1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규모 자금 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 금리 인하 역시 불가피해짐에 따라 은행 예금통장에서 잠자고 있던 돈이 빠져나와 수익률이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은행에서 저리의 대출을 받아 수익률이 높을만한 곳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요구불예금은 133조원으로,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지난 1999년 이래로 16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요구불예금은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말한다.우선 ‘뜨내기 돈’(유동성 자금)으로 불리는 133조원 규모의 요구불예금 등 대규모 뭉칫돈의 본격적인 이동이 예상된다.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가 인하하면 수시입출금식 예금자들은 반응할 수 있다”며 “저렴한 이자에 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업자금 마련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은행들은 벌써 ‘고객 이탈’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며 신상품 개발이나 수수료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KEB하나은행은 이번 주 중 시중금리보다 0.2∼0.3%포인트 높은 스포츠마케팅과 연계한 신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KB국민은행도 조만간 통신사와 연계한 특화 예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증권주와 건설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상 최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은행 예금보다 위험성은 크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시중 유동성이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증권가는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안정성이 높은 채권도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중도금 대출 금리가 인상된 상태인데 이번 금리 인하로 중도금 대출 금리가 낮아져 분양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매달 일정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투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기업 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은 상태에서 안전하게 ‘있는 재산이라도 지키자’는 고객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중 통화량도 지난 4월 2299조81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통화 유통 속도는 0.71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유신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저축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는 국민 전체가 위험을 감안한 투자로 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