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하반기 '6.5조+α' 확대 재정집행 추진
기금지출 증액·정책금융 확대에 추경 가능성도 ‘솔솔’
2017-06-1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통화당국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선제적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정책을 펼칠지 주목되고 있다.12일 정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기획재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 방안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주요 기관 역시 경제성장을 위한 재정·통화 정책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KDI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하면서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와 함께 재정의 적극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구체적으로 구조조정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올해 당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되 크지 않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해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OECD 역시 올해 한국의 정부지출이 지난해(추경예산 포함) 보다 0.4% 증가하면서 재정 장애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제거하기 위해 재정 확대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IMF 미션단은 이달 초 한국 정부 등과 진행한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진작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정부의 재정 여력이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점이다.정부는 이미 연초부터 ‘소비절벽’ 우려에 대응하고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재정 조기집행 규모를 확대해오고 있다.재정확대 방안을 둘러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경을 포함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추경은 경기를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카드 중 하나다.한국은행은 지난해 추경 편성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15∼0.36%포인트(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화정책만으로 국내 경기회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추경 등 재정정책이 따라가야 한다. 기재부와 국회가 역할을 해줘야 금리인하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정부 역시 재정 확대에 대한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최적의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를 놓고 고심하며 추경 카드를 선뜻 집어들지 못하고 있다.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데다, 정부가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여력을 소진한 만큼 추경 논의에 신중한 태도롤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정부가 최종적으로 추경 편성이란 결단을 내리더라도 재원 마련에 대한 것은 또다른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통상적으로 추경예산은 국고채 발행이나 한국은행 잉여금, 세계잉여금(정부가 전년도에 쓰고 남은 돈), 정부기금 자체의 재원 등으로 조달된다.최근 세 차례 추경이 모두 10조원 이상 대규모로 편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조원이 안되는 세계잉여금을 활용한 추경만으로는 재정당국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기 어렵다.결국 올해도 추경을 편성한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