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투자수요 비상… 금융당국, 대출동향 점검
"필요시 해당지역 은행 중심으로 현장점검 착수할 것"
2017-06-1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당국이 재건축 시장과 관련한 대출동향을 중점적으로 점검키로 했다.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최근 주춤해진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불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지역별, 주택성격별로 구분해 세밀히 지켜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수도권 재건축 시장과 관련해 가계대출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관련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비수도권 가계대출 동향과 관련해서는 최근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는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최근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마다 투자수요가 줄을 이으며 시중 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재건축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일반 아파트보다 낮아 투자 시 주택담보대출을 동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아가 분양 모집에 나서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는 중도금 대출이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를 빌미로 부채를 늘리려는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주택을 신규로 매입할 경우엔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이자만 내는 거치식 대출이 어렵지만, 중도금 대출과 같은 집단대출은 가이드라인의 적용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2.4%에서 올해 1∼5월 52.6%로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집단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2월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주택을 매입할 때 이자만 내는 거치식 대출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모자라는 자금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빌려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할 우려도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도금 대출의 경우 소득심사를 따로 하지 않는데 기업 구조조정으로 소득이 떨어진 가구가 늘게 되면 연체율이 따라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은행들이 소득 심사를 철저히 해 이런 대출 부실화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