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GDP·기대수명 높지만 "행복하지 않아"

주관적 행복감은 평균 이하… 부패인식 평균 크게 웃돌아

2017-06-15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나 건강기대수명 등의 지표는 높지만 주관적 행복감은 평균 이하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수치로 보는 행복감은 높은 수준이지만 실제로 국민이 스스로 평가하는 행복감은 낮은 편이었던 셈이다.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행복도 추이와 설명요인:유엔세계행복보고서를 중심으로’(정해식 부연구위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올해 유엔은 지난 3월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올해 157개국 중 58위로 지난해보다 11계단 낮아졌다.유엔은 △1인당 GDP △건강기대수명 등 객관적인 수치가 있는 2가지 요소와 △사회적 지지 △자유로운 삶의 선택 △관대성 △부패인식 등 설문조사를 통해 답변을 듣는 4가지 주관적 요소를 통해 각 나라 국민의 행복도를 산출했다.정 부연구위원이 6가지 요소별 점수의 7개년(2009~2015년) 평균치를 구해 한국과 세계 다른 나라의 수준을 비교한 결과 객관적 요소는 세계 평균보다 높았지만, 주관적 요소는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요소별로 보면 1인당 GDP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세계 평균보다는 훨씬 높았다.건강기대수명은 73.1세로 세계 평균(62.3세), OECD 평균(70.4세)을 웃돌았다.반면 한국은 ‘사회적 지지’ 항목에서는 0.778점을 받아 세계 평균(0.810), OECD 평균(0.905)보다 훨씬 낮았다.한국의 점수가 0.778이라는 것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77.8%만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는 뜻이다.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삶의 선택’ 항목에서도 한국은 0.637로 OECD 평균(0.799)은 물론 세계 평균(0.723)보다도 낮았다.한국의 경우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만족 여부’에 대한 질문에 63.7%만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한국인은 경제 수준과 비교하면 나눔의 행복을 느끼는 정도도 세계나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1인당 GDP를 고려해 기부를 실천한 정도를 산출한 ‘관대성’ 항목에서 한국은 -0.063점을 기록해 -0.005인 세계 평균, 0.041인 OECD 평균보다 낮았다.부패가 만연하고 있다는 인식은 OECD나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부패인식 수준이 높을수록 행복감에는 마이너스가 된다.특히 ‘정부·기업 영역에서 부패의 만연 여부’를 묻는 말에 한국인의 81.7%가 그렇다고 답해 세계 평균(75.3%), OECD 평균(64.8%)보다 훨씬 높았다.정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객관적 요인이 양호해졌지만 국민 삶의 질 제고에서 양적 발전이 아닌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행복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