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올인’…현대상선 성공 이을까

학습효과 의문 시선 속 조양호 회장 직접 협상 챙겨

2016-06-15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협상을 챙기면서 성공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치권단 채무유예 만기일인 8월 4일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정부와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진해운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으로서는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진해운보다 앞서 협상을 진행한 현대상선이 용선료를 21% 깎는 데 성공, 한진해운도 지렛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지난 한 달 간 협상에서 별다른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학습효과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진해운의 협상 대상 선주는 컨테이너 12개사와 벌크 10개사 등 모두 22곳이다. 현대상선에 비해 선주 구성이 다양해 돌발 변수 가능성이 큰 만큼 협상이 복잡해질 요소가 많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진해운이 이미 용선료를 연체하는 등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협상의 걸림돌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조양호 회장이 협상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조금식 반전되는 모양새다.

조 회장은 지난 14일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선주사인 시스팬사의 게리 왕 회장을 만나 양사 협력 방안과 용선료 조정 등을 협의했다.

아울러 양사 회장은 세계적 트렌드인 해운사와 조선사가 선박 제작에 공동설계 및 표준화를 통해 값싸고 좋은 배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에코쉽의 중요성에 대해 뜻을 같이 했다. 양사는 향후 선박의 건조 및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회동에서 게리 왕 회장으로부터 용선료 조정 등에 관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고 한진해운은 설명했다.

시스팬은 12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선주사이다. 한진해운은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시스팬으로부터 용선해 운영하고 있다.

시스팬 측은 당초 용선료 인하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으나, 이날 회동을 계기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원으로 시스팬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냈고, 이 같은 변화가 나머지 21개 선주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진행 될 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