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밥 먹어서 좋아요”
실내급식장 개장 한달...서울역, 노숙인 거리급식 사라져
2011-06-08 이한일 기자
[매일일보=이한일 기자]“거리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구요… 무엇보다 하루 식사메뉴를 미리 알 수 있고, 규칙적인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아요” 서울역 인근에 있는 노숙인 실내급식장을 이용하고 있는 노숙인 임 모(남, 60)씨의 말이다. 서울시가 지난 달 4일 서울역 광장의 거리급식을 실내급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서울역 인근 용산구 동자동에 실내급식장 ‘따스한 채움터’(규모 335.4㎡, 1~3층)를 개장한 지 한달이 되었다. 서울시는 개장 한 달 만에 노숙인 등 23,580명이 이용해 하루 평균 760명이 식사를 했으며, 하루 식사 인원 중 점심식사가 12,065명(51%)로 가장 많았고, 아침 7,845명(33%), 저녁 3,670명(16%) 순으로 이용했다고 8일 밝혔다. 이용대상은 주로 노숙인들이 이용(80%)했으며, 쪽방거주자, 독거노인 등도 다수 이용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97%를 차지했고, 여성은 3%에 불과했다. 실내급식장 개장 이후 서울역 광장의 풍속도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서울역 광장 여기저기서 쪼그리고 앉아 식사를 하던 거리 노숙인의 모습과 이를 신기하듯 바라보던 외국인 등 관광객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무엇보다 노숙인의 자존심을 지켜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실내급식장 참여 민간단체도 크게 늘어났다. 개장 당시 18개 단체가 동참했으나, 한 달 만에 6개 단체가 늘어 현재 24개 실내급식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는 실내급식장 개장 이후 거리 노숙인의 호응과 서울시와 자체 구성된 거리급식 단체(서울역노숙인선교연합회)가 함께 연계하여 자율계도에 나선 성과의 결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시는 거리급식 재발을 막고 실내급식장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서울역 주변에 안내 현수막을 게첨하여 이용을 계도하였고, 관련 단체와도 수시로 간담회를 개최하여 참여를 이끌어 냈으며, 서울역 주변 노숙인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거리상담 등을 추진해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인의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따스한 채움터’를 단순한 식사제공뿐 아니라 샤워실 설치를 통한 노숙인의 위생관리, 노숙인 보호시설 입소안내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