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천문학적 부실'…산은이 키웠다
적자사태 중 격려금 877억 지급…감사원, 임직원 6명 문책요구
2017-06-15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감사원이 15일 수조원대로 추산되는 대우조선해양 재무부실을 산업은행이 방치했다며 전·현직 임직원 6명에 대한 문책 인사를 요구했다.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출자회사에 대한 재무분석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면서도 대우조선에 대한 재무상태 점검에 소홀해 경영 정상화의 시기를 놓쳤다고 결론을 내렸다.특히 대우조선은 사업 타당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무모한 투자를 감행하고 대규모 적자와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877억원의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 역시 드러냈다.따라서 감사원은 출자사 관리실태 감사를 진행해 모두 31건의 문제를 적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전·현직 임원 3명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토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또한 감사원은 다른 직원 3명에 대해선 문책조치를 요구했다.산은 관계자는 “감사원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 후속조치를 이행할 예정”이라며 “계열사나 출자회사 등에 미치는 부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감사원은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은은 출자회사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재무 이상치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서도 대우조선에 적용치 않아 재무 부실화를 방치한 것으로 지적됐다.이 시스템은 회사 재무상태를 5단계로 구분, 관리하는 체계로 감사원이 이를 활용해 대우조선의 2013∼2014년 조사를 벌인 결과 최고위험 수위인 5등급으로 특별관리 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 관계자는 “산은이 유용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미리 분식회계가 발생을 차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간과했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이번 감사를 통해 산은이 대우조선의 재무상태 분석을 지나치면서 경영 부실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더욱이 산은이 타당성 조사 없이 조선업과 무관한 자회사를 17개나 설립하거나 인수해 9021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심지어 대우조선이 플로팅 호텔 등 5개 사업은 무리한 투자를 강행해 모두 3216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은 것도 지적됐다.감사원은 “대우조선의 무리한 투자과정에서 산은 출신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한편 대우조선은 작년 7월 이후 대규모 적자 및 회계분식 의혹이 핫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3개월 뒤 임직원에게 877억원에 달하는 격려금 성격의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