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영 칼럼> 박근혜의 7월 선택?

2011-06-08     나정영 대표기자

[매일일보] 민심은 한나라당을 외면했다.

6·2 지방선거에서 무난히 압승을 하리라 예상했던 한나라당은 초상집 분위기가 연출됐다. 선거전 한나라당은 ‘천안함’이라는 대형 호재가 있었다.민주당은 ‘천안함’ 발표가 의도적이었다고 징징 거렸고 한나라당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선거가 다 끝난 것처럼 안주했다가 민심에 한방 먹은 모양새가 됐다.선거 결과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의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임을 했다. 정치권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상케 하는 전주곡이다.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개혁을 선언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 때문에 당초 기대만큼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고 개헌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도 당장 당 대표를 뽑는 7월 전당대회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드러내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으르렁 댈 것이다.이번 6·2지방선거에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수모를 당했다. 한나라당의 텃밭 대구, 여기에다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선거기간동안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에 장기간 머물면서 친박계 의원 등과 함께 대대적인 한나라당 지원유세를 벌였음에도 패배했다.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입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위기감에 빠진 박 전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3가지다.첫 번째는 지금처럼 ‘여당 내 야당’을 하면서 2012년 12월 대선을 총력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친박인사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2012년 박전대표에게 대통령 지명권을 준다는 보장도 없고 아마 그전에 요즘 한나라당 분위기로 봐서 많은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또한 정몽준, 원희룡, 김문수, 오세훈 등등 대권을 꿈꾸는 인사들이 너무 많아 이들과 다시 한판전을 해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특히 ‘정몽준-박근혜’라는 조기 대권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내 야당’으로 남아 당 안팎에서 친이 인사들의 정책을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것 역시 쉬운일은 아니다.두 번째는 당권에 도전하는 방법이다.박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경우 7월 전당대회는 ‘당권경쟁’이 아니라 ‘친이-친박’ 이전투구가 예상된다. 만일 박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또다시 당내는 계파싸움으로 혼란이 예상된다.이럴 경우 국민들의 실망감은 극도로 커져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지금 보다도 하락 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이는 ‘친이-친박’ 모두 바라는 일이 아니다. 때문에 친이 쪽 사람들은 그럴 바에는  박 전대표를 추대해 당 대표를 만드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다”라고 생각한다. 다만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나서 국정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뿐이다.그러나 바램은 바램일뿐 그렇게 될 확률은 매우 적다.이도저도 아닐 경우 마지막으로 탈당 카드를 꺼내드는 것이 최후의 방법이다. 박 전 대표가 탈당을 단행할 경우 한나라당 과반의석은 무너지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MB의 운신의 폭은 절대적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탈당의 가능성은 가장 희박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항상 살아있는 카드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탈당에 대해서 극단적인 알레르기를 보이고 있다. 예전 이회창 총리와 일전을 벌이던 시절 당을 뛰쳐나가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다 실패하고 다시 짐을 꾸려 당에 들어온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분명한건 박근혜의 7월 행보에 따라 한나라당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