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롯데를 위한 변명
2016-06-16 송영택 기자
[매일일보 송영택 생활경제부장] 롯데그룹이 검찰의 저인망 쌍끌이 수사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최근 발생한 사법부의 국민적 불신과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진행을 늦쳐 보자는 국면 전환용 수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롯데그룹은 작년부터 신동주 신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들에게 ‘짜증유발죄’를 지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전방위 수사를 통해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제약해서는 곤란하다. 특히 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이란 핵심과제를 대기업에게 요구해온 정부로서는 앞뒤가 맞지 않은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롯데 오너일가와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는 명분으로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신동빈 회장 자택, 계열사 수십 곳을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는 구체적인 혐의가 확보되지 않고 이제부터 살펴보겠다는 반증인 셈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백 명의 수사관을 보낼 이유가 없다. 환부만 도려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단 압수수색으로 혐의점을 찾아 내겠다는 것으로 비쳐진다.이번 수사로 인해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추진했던 호텔롯데의 상장을 철회했으며, 롯데 2020 비전 달성을 위해 진행했던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접었다. 유통, 금융, 화학 등을 중심으로 매출 200조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기업의 인수합병을 중단했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측면에서 보면 정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검찰은 앞서 실시한 포스코의 수사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최고 경영진을 타깃으로 8개월 동안의 수사를 펼쳤지만 성과는 미흡했고, 포스코는 국제 경쟁력을 많이 상실하고 말았다. 작년 12월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이임사에서 "범죄혐의의 유무에 대하여는 명명백백하게 제대로 밝히되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하고, 아집과 타성을 버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태도와 행위에 대해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롯데그룹의 수사와 관련해서 야당인 더불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롯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절대 국면전환용 수사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철저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로써 국민의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시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를 비판해온 야당의 눈에도 이번 검찰의 수사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검찰은 환부만 도려내는 신속한 수사를 통해 롯데에 대한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롯데그룹도 이번 기회에 경영권의 확실한 정립과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온 불투명 경영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