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구애 들어간 더민주 당권주자들, 셈법은 제각각
추미애 ‘호남 며느리론’ 송영길 ‘호남대표론’
호남 끌어안기로 친노·친문계 지지확보 할까
2017-06-19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들의 호남구애가 치열하다.공식적으로 당권도전을 선포한 추미애(5선, 서울 광진을), 송영길(4선, 인천 계양을) 의원은 지난 4·13총선에서 호남 의석 28석 중 3석을 얻는데 그친 더민주에 호남민심을 되찾아올 당대표로서 각각 ‘호남 며느리론’과 ‘호남대표론’을 펴고 있다.추 의원은 대구 달성 출신으로 호남권 인사가 아님에도 불구,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돼 정계에 입문하고 또 남편이 전북 정읍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호남 며느리론’을 내세우고 있다.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역풍을 맞았던 추 의원은 이후 광주에 사죄의 삼보일배를 하는 등 호남민심을 되찾을 노력을 기울였다. 당권도전 공식 발표도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광주에서 새로운 10년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했다.반면 전남 고흥 출신 송 의원은 더민주가 호남에서 고전하고 ‘호남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송 의원은 호남에서 유일한 당 대표 후보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광주 대동고를 마친 송 의원은 호남과 정서적으로 추 의원보다 더 가깝다는 평도 나온다.추 의원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의원의 호남 대표론에 대해 “지금 호남에서도 호남 대표를 바라는 게 아니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장성 있는 대표를 원하고 있다”며 “호남대표라는 이름이 우리 당도 호남에 가두고 그렇게 주장하는 분도 호남에 가두고 호남 자체를 호남에 가두는 것”이라고 먼저 강펀치를 날렸다.이에 송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송 의원은 17일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의원께서 호남대표론은 호남을 당에 가두는 것이란 표현을 썼는데 지금은 호남에 당이 갇히는 것을 두려워 할 시기가 아니라 당에서 없어져버린 호남을 되찾아오는 게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일각에서는 호남민심 되찾기가 당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지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들 계파가 당 대표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특히 더민주에서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 호남을 대표하는 당 대표로서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호남구애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추 의원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 대표는 대선 후보를 흔드는 사람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박근혜정부에 대해서 선명하게 각을 세워서 더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또 우리 후보를 지켜줄 강단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또 친노·친문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에 관해선 “지금 문재인 전 대표는 언론에 우호적인 환경에 있지도 않았고 계속 강한 펀치를 맞으면서도 지속적인 (대선후보 여론 지지율) 1위를 하고 있다”며 “그건 그분의 정치적 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문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송 의원도 이에 지지않고 언론을 향해 “문재인 전 대표도 유권자로서 나를 찍어줄 것 같다”며 “(친노·친문세력도) 전략적으로 정권교체에 어떤 카드가 더 유용할 것인가를 보고 판단하지 않겠느냐”라고 신경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