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美, 한국 반덤핑제소 급증

G-2 무역분쟁 격화되면서 中 이어 제소건수로 2위 차지

2017-06-19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관련 분쟁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튀겨 미국내 반덤핑제소가 급증하고 있다.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64건의 반덤핑 제소 및 상계관세 조사를 개시, 2001년 이후 14년만에 연간 최다 분쟁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미국은 올해 들어 5월말까지 36건에 달하는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착수,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사개시 건수로 보면 중국산에 이어 한국산이 2위를 차지했다.미국은 지난해 11건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해 비중이 전체의 17.2%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전체18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으로 높아졌다.한국산 제품에 대한 조사개시 건수는 지난해 전체의 10.9%인 7건으로 인도와 같은 수준이었는데 중국 다음으로 많았으며 올 들어 11.1%인 4건으로 비중이 늘면서 중국의 뒤를 이었다.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4월말 기준 반덤핑관세는 266건이 부과됐고 상계관세는 64건으로, 총 330건의 보복성 관세가 부과됐는데 이중 56%가 철강·금속제품에 집중됐다.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아 반덤핑관세 99건, 상계관세 33건 등 132건으로 전체의 39.6%를 차지했으며 2위인 인도에 대해 반덤핑관세 15건, 상계관세 8건 등 23건이 부과됐다.대만의 경우 반덤핑관세 21건, 상계관세 1건 등 22건으로 3위였으며 우리나라는 반덤핑관세 15건, 상계관세 3건 등 모두 18건이었고 일본은 반덤핑관세만 15건이 부과돼 뒤를 이었다.그러나 미국이 진행중인 한국산 제품관련 조사는 총 11건으로 상황에 따라 중국, 인도에 이어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가 많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코트라 관계자의 전언이다.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은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품목이 유사하고 상호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 수출을 견제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측면이 많다”며 “공급과잉으로 국내 철강산업이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 역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또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세계무역기구(WTO)의 중국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앞두고 양국간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도 대응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확대될수록 우리나라 경제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의 과도한 보복조치에 대해 중국 등 주요 대미 수출국과 연합해 WTO에 제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최 교수는 이어 “WTO가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게 되면 상황이 우리나라에 불리해질 수 있다”면서 “사안별로 협상과 대비태세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제현정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과 한국은 수출품목이 비슷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내년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수입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며 “자의적인 덤핑 판정소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을 놓고 중국과 경쟁관계인 우리나라 입장에선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가 강화되면 중국의 피해가 커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이 8대를 맞으면 우리는 2대만 맞기 때문에 중국보다 유리한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