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만기도래 은행 해외채권 40조 넘어
美 금리인상 부담가중 우려…외화 유동성에 ‘비상등’
2017-06-19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올해와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주요 은행들의 해외채권 상환부담이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산업·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올해13조2300억원, 내년 23조8800억원 등 37조1100억원에 달하는 해외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추후 미국의 금리가 인상에 대한 불안감까지 고조돼 주요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수출입은행은 연내 2조7800억원, 내년엔 10조9800억원을 각각 상환해야 하며 산업은행의 경우 올해 3조9500억원 규모의 채권만기가 돌아오고 내년까지 8조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기업은행은 2조48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해 상환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해외채권 발행총액의 3분의 2 가량의 상환만기가 향후 1~2년 안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시중은행들 가운데 하나은행은 내년 1조9920억원 포함, 내년분까지 합산해서 4조3400억원이며 신한은행이 4조4800억원, 국민은행 4조2300억원 등이다.또한 농협중앙회가 2조9300억원, 수협중앙회 3522억원, 부산은행 8800억원 등 해외채권 만기가 내년 안에 도래해 같은 기간 국내 금융사 해외채권 상환규모는 4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면 금리차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채권 상환이나 만기 연장 등을 추진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위기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는 조기 금리인하가 무산됐지만 미국이 올 하반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달러화 자산이 국내에서 유출되면 은행들의 해외채권 상환능력도 약화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따라서 금융당국은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 Liquidity Coverage Ratio)을 내년부터 모든 은행에 적용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외화 유동성 관리에 착수했다.LCR은 은행이 보유한 미국 달러·국공채 등 현금성 외화자산을 외화유출 상황에서 30일간 유출될 외화 순유출량으로 나눈 수치로, LCR이 높을수록 위기 하에서 은행의 대응능력이 높다.이와 함께 금융권은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으로 해외자금 조달 시 은행들의 신용도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차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실제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 4월 수출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종전 A1에서 A2로 강등한 우리은행과 7개 은행 신용등급·전망치를 대거 낮췄다.
무디스는 다만 하나·신한·부산·대구·경남은행 등 5개 은행은 기존 등급을 유지했지만 전망치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져 앞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Fitch Ratings)도 구조조정에 관련된 은행의 신용등급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으로 있어 해외채권 차환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은행권이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에 대한 위험노출(익스포저) 여신을 대부분 정상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이 충분치 않다”며 “은행들의 실질적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자본 적정성 등이 외견상 지표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이 연구원은 또 “오는 2분기부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여신 건전성 재분류와 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은행의 경우 해당 분기에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