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동남권(영남권, 남부권) 신공항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선정의 ‘보이지 않는 손’ 의혹을 제기하였다. 여기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청와대 혹은 TK(대구·경북)의 친박 정치인을 지칭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서병수 시장의 지역이기주의와 문재인 전 대표의 부산표를 의식한 정치적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유력 대선후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주지하다시피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이란 시장경제에서 개개의 모든 이해(利害)는 궁극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사상이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가격에 의해 자동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allocational efficiency)을 유지하게 된다. 쉽게 말해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전체의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정치인들의 음모론이 아닌 진짜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한국은 2017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0만 관광대국 그리고 장기적으로 1억 관광대국은 꿈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류’라는 탄탄한 스토리 덕분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2011년 기준으로 외래관광객의 도쿄 방문 비율은 60.3%에 오사카(26.1%), 교토(25.0%), 가나가와(17.8%) 등 지방 도시로 고르게 분산됐다. 한류에 매료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이 서울 외에는 갈 곳이 없는 반면, 일본은 도쿄 외에도 오사카 등을 방문하기에 한국과 일본의 재방문율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역으로 지방관광을 활성화 시키면 한국 관광산업은 비약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외국인관광객 입장에서 한국관광을 생각해 보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서울관광을 마치고 대구, 경주, 울산, 포항, 부산을 가고 싶어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다. 만약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려 강원도-경상도 지역을 관광한 다음 동남권 신공항을 통해 출국한다면 얼마나 편하겠는가? 역으로 동남권 신공항에서 도착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한다면? 이미 한국관광을 한 외래관광객은 강원도·영남 관광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을 통해 재방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방의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동남권 신공항은 국내용이 아니라 국제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활주로를 추가로 만들기 용이한 부산 가덕도가 적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