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박승춘 해임결의... 朴정부 압박 본격화

새누리당 “호남민심 얻기 위한 野 3당 패권경쟁”

2017-06-23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이 23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촉구결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하는 등 야권이 정부 압박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박완주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국민의당, 이정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사무처에 “대한민국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을 해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결의안을 제출했다.앞서 야당은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및 제창 요구를 거부하고 나서자 박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보훈처가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당시 무력진압에 관여했던 11공수여단이 참여하는 시가행진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결의안 공동 제출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결의안은 우상호(더민주), 박지원(국민의당),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가 공동으로 발의했으며 야당의원 163명이 찬성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대다수 국민의 뜻과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받들고 수호해야 할 국가공무원으로서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심각한 결격사유를 갖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여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공직자로서의 기본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을 해임하여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박 수석은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한 후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 들어 박 보훈처장 해임촉구결의안을 낸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협치를 강조하는 20대 국회에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협치를 저해하는 박 보훈처장에 대해 박 대통령이 즉각 해임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이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날 “호남 패권 경쟁일 뿐”이라며 “정치권 상생을 바라는 민의를 따르라”고 반발했다.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순수한 호국행사로 5.18 민주화 운동 가치 훼손과는 무관하다”며 “그럼에도 박 처장의 해임을 주장하는 것은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야 3당의 과열경쟁, 호남패권경쟁의 일면”이라고 일축했다.일각에서는 야당의 이번 결의안 제출이 차기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수적우위에 있는 야당과 여당이 다시 한 번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아울러 이번 결의안 제출 후 야권은 정국주도를 위해 정부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사안들을 잇따라 내놓을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앞서 야권은 야 3당 회동에서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법조비리·어버이연합·백남기 농민 등에 대한 4대 청문회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0일에는 해운·조선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서별관회의’ 의혹에 청문회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