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먹구름 더 짙어진다… '저성장 고착화' 우려

브렉시트로 교역 위축 불가피… 수출도 2%대

2016-06-26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하반기 진입을 앞둔 한국경제가 복병을 만났다.조선과 해운 등 산업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고용사정의 어려움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대외 악재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마저 현실화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016년 하반기 국내외 주요 경제이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근 국내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하면서 회복력이 취약한 상황이며 향후 경기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열린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3월 이후 생산·내수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경제여건 악화가 예상된다”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정책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산업 구조조정의 영향은 고용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지역 실업률은 전년 동월보다 1.2%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경남의 실업률 상승 폭은 단연 전국에서 가장 컸다.  고용사정 악화는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을 야기하게 된다.  지난 1분기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72.1%로 관련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여기에 설마 했던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지난해 이후 한국경제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던 수출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 영국·EU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과 EU 지역 실물경기가 위축되면 대외 교역 자체가 줄어들고 이는 우리 경제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5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줄었다.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여기에 브렉시트로 인한 교역량 위축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수출은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오는 28일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2.8%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내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브렉시트발(發)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보강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당정간담회에서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