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 신뢰 얻지 못하면 집권은 꿈도 꾸지 마라
2017-06-27 매일일보
[매일일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7일 당 대표까지 나서 최근 양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소속 서영교 의원의 이른바 ‘가족 채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당무감사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또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13 총선 홍보비 파동과 관련,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출당 조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지난 4·13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제1당, 호남 석권이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야권의 집권 가능성을 높였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여소야대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 승리의 이면에는 가족 채용 사실에 대한 묵인과 총선 홍보비에 대한 리베이트라는 불법이 감춰져 있었다.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서 의원을 공천했다. 국민의당은 홍보비를 부풀려 국고보조금을 타내려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구태의 전형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 지금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것도 새정치를 표방하고, 집권을 하겠다는 야당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정당의 궁극적 목표는 집권이다. 대통령 선거는 아직 1년 반 가까이 남아있다. 그러나 현 정국 상황을 감안해 다음 대권을 겨냥한 여야 잠룡(潛龍)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으로 정치 지형이 급속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런 흐름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의 밑바탕에는 국민의 신뢰 획득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국가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겠다는 그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집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야권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발로 걷어차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 가지고도 어물쩍 넘기기는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니 당 대표까지 나서 사과를 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차일피일 시간만 끈다면 오히려 국민의 실망감만 더 커질 뿐이다. 차제에 그동안 관행이었던 특권들도 다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 못하면 집권은 꿈도 꾸지도 말아야 한다. 야권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야권에만 해당하는 말이 결코 아니라는 점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