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A 시장 ‘미궁 속으로’

시장침체·구조조정·검찰수사 등으로 M&A 시장 위축 우려

2017-06-28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재계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의 격랑과 사정한파에 휩싸이면서 하반기 M&A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장기화 됨에 따라 조선업계, 해운업계 등 중후장대 사업군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빅3’의 경우 이미 채권단으로부터 총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구계획을 승인받고 7월부터 자구안 이행을 본격화 한다.해운업계 역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각 사별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비롯한 선행조치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비단 정부차원에서 주도하는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각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고강도의 사업재편과 계열사 통폐합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히 매각하고, 회사의 주력사업과 미래성장에 필요한 신성장동력에만 역량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가다듬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기업들은 M&A 시장 참여 자체를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실제 물류업계의 경우 매물로 나온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매각에 실패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물류유통사의 참여로 주목을 받았던 로젠택배 역시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들이 인수 참여를 철회하면서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로젠택배뿐만 아니라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등도 지난해 매각이 줄줄이 무산된 이후 새로운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건설업계 M&A 역시 지지부진하다. 동부건설의 M&A가 성사 초읽기에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우림건설, STX건설 등 이미 한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기업들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특히 건설이 본업이 아닌 재무적투자자들 위주로 M&A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매각 차익만을 노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런 가운데 최근 사정당국이 재벌기업들을 상대로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점도 하반기 M&A 시장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일례로 롯데그룹은 지난 6년간 30대 그룹 전체 M&A의 20%가 넘는 굵직한 인수를 성사하면서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지만, 최근 총수일가를 직접 겨냥한 수사가 이어지자 롯데케미칼이 미국 석유화학 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하는 등 벌써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특히 신동빈 회장 곁에서 롯데그룹 M&A를 진두지휘해온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도 검찰의 수사선망에 오른 점도 M&A 위축 우려를 키우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정당국의 수사가 전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다른 기업들에게도 수사의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사가 광범위하게 확대될 경우 M&A를 비롯한 각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