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위기의 PC 산업, 탈출구는 있다] 글로벌도 돌파구 마련 박차
세계 경기 둔화…사업 조직 재편 움직임신성장동력 확보 분주…VR·AR·AI에 주목
2016-06-29 이근우·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나기호 기자] PC 산업 침체기가 길어질 것으로 보이자,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글로벌 PC 산업 동향을 보면 PC 판매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PC 출하가 지난해보다 7.3% 감소하고, 내년엔 1.6%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이와 관련 올해 데스크탑 PC 출하는 전년대비 8.7% 감소한 1억33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휴대용 PC는 6.3% 떨어진 1억5230만대로 관측했다.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겠지만 환율 취약성 확대, 원자재 가격 약세, 정치적 불확실성, 기업 프로젝트 연기,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 등으로 인해 여전히 PC 산업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몸집 줄이고 효율화가트너의 올 1분기 글로벌 PC 제조사들의 점유율 조사 결과, 레노버가 1248만대를 출하해 1위(19.3%)를 지켰으나, 지난해 1분기보다 7.2% 줄었다. 이어 2위 HP(1140만대·17.6%), 3위 델(914만대·14.1%)이 차지했다.레노버는 지난해 PC 수요 감소로 인해 1억2800만달러(약 1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6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개편, 경영진 구성, 비즈니스 접근방식 등을 통해 게이밍, 투인원과 같은 신시장을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휴렛팩커드(HP)는 주력인 PC 사업에서 부진이 장기화 되자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HP’와 PC·프린터 사업 자회사 ‘HP엔터프라이즈(HPE)’로 분사한 바 있으며, 20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5만5000명의 직원을 감축했다.그럼에도 불구 HPE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부문을 분사할 계획이다. HPE는 앞으로 기업용 제품·서비스 부문에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할 예정이다.델은 데이터 저장장치 세계 1위 업체인 EMC와의 합병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 사명을 ‘델 테크놀로지스’로 바꾼다. PC 회사에서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목표다.IBM은 지난 2005년 PC 사업을 중국 레노버, 2014년에는 반도체 사업을 글로벌파운드리에 매각했다. 최근엔 16분기 연속 매출 하락을 겪으며 경영난에 처했다.이에 IBM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접목한 스토리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솔루션, 소프트웨어, 컨설팅에 집중하는 IT 종합서비스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미래먹거리 창출에 박차레노버, HP, 델, IBM 이외에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PC 1세대 IT 기업 모두 체질 개선에 적극적이다. 기존 PC 부문엔 과감한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미래먹거리 발굴에 한창이다.브라이언 크루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PC의 미래는 클라우드에 달려있다”며 “현재보다 1000배 빠른 무선인터넷 속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대용량·고성능의 5G 반도체를 개발해 판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미세 공정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MS는 사업 중심을 PC용 운영체제(OS) ‘윈도’에서 클라우드 쪽으로 옮기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더불어 AI, AR, 봇(Bo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업계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기술에도 트랜드가 있기 때문에 IT기업들은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라며 “우리가 PC 사업을 통해 얻은 교훈은 ‘1가지 디바이스가 영원히 주인공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VR, AR, AI, 게임 등은 모두 PC와 만나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며 “조만간 전용 콘텐츠들이 개발되면 PC시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