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철강업 한계기업 5년새 2배

만성적 한계기업도 증가… 한은 "수익성·재무건전성 우려"

2016-06-30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해운·조선·철강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00%를 밑도는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3278개로 2014년 말(3239개)보다 39개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외부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도 2014년 말 14.3%에서 지난해 말 14.7%로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13.7%로 2014년 말과 같았지만,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14.4%에서 15.0%로 상승했다.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해운·조선·철강업은 이 비율이 5년 사이 2배 정도로 뛸 정도로 심각하다.  해운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18.6%로 2010년과 비교해 9.8% 포인트나 올랐다.  조선업과 철강업도 한계기업 비중이 각각 14.7%, 12.3%로 2010년보다 8.5% 포인트, 7.7%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한은은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상장기업 1892개와 일부 비상장기업 232개 등 2124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조선업의 매출액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7% 줄면서 감소 폭이 2014년(-6.9%)보다 악화됐다.  해운업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7%를 나타냈지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마이너스(-2.8%)로 전환됐다.  한계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6% 정도로 만성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은 50.8%로 나타났다.  또 한계기업 중 부채비율이 30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말 32.4%로 높아졌고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31.9%로 파악됐다.  2006년 이후 두차례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만성적 한계기업’은 지난해 2474개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11.2%로 집계됐다.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7.8%에서 5년 만에 3.4% 포인트 상승했다.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5개 취약업종에 대한 신용공여는 특수은행이 51조2000억원으로 일반은행(19조1000억원)의 2.7배나 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재무지표가 소폭으로 개선됐지만, 성장성은 크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매출액이 2014년 1.6% 감소했고 작년에는 감소 폭이 4.4%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이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 변동과 매출액영업이익률 및 이자보상비율 변동을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가 각각 0.53, 0.70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매출액증가율이 1% 포인트 상승하면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비율이 각각 0.01% 포인트, 0.88%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기업의 성장성은 수익성뿐 아니라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기업들의 매출성장성 악화가 수익성 저하 및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