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탄 1만7천명 저금리로 손해

중장기 금리인상 예상 작년 변동금리 대출전환자 늘어

2016-07-04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지난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대출을 갈아탄 뒤 금리가 떨어지면서 손해를 본 대출전환자가 1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4일 금융감독원 은행권 가계대출 전환현황 자료를 분석, 작년 1만7000명이 시중은행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16개 은행의 대출전환 규모는 작년말 평균 잔액기준 1조2000억원에 달했는데 지난 2012년 변동금리 대출로 전환한 규모가 3000억원에 5000명에 불과하던 것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이후 2013년 1조6000억원에 2만2000명으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한 대출자가 증가했고 2014년 역시 1조2000억원에 1만8000명 정도를 유지하다 지난해 전환대출자가 소폭 줄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고정금리 대출은 소득수준에 맞춰 명확한 상환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대출자가 현재처럼 저금리 상황을 예상하기는 힘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정부가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해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높다면서 대출자의 채무상환 위험을 고려, 지난 2011년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발표한 뒤 고정금리 대출전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반면 정부 예상과 달리 세계적 금리가 인하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정부시책을 충실히 따랐던 대출전환자들이 결국 하락한 금리만큼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그동안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8차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같은 기간 연 3.25%에서 1.25%로 2%포인트나 내리면서 그야말로 초저금리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박용진 의원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확대한 것을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당장 실적에만 착목해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 됐다”면서 “당시 정부시책을 충실히 이행했다가 손해를 본 서민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2월부터 강화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 작년과 달리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들고, 변동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금리)가 추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제한되거나 한도를 넘는 액수를 고정금리로 바꾸도록 했다.따라서 올해 들어 5월까지 고정금리 대출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한 시중은행들의 대출 평균잔액은 1000억원에 전환자가 1000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