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동주택 층간 소음 범죄 이웃에 대한 배려가 해결책
2017-07-04 매일일보
[매일일보] 층간 소음에 따른 살인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4일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에 사는 6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을 살해하고 남편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 30대 김모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층간 소음에 따른 배려 부족이 끔찍한 살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경비실을 통해 위층에 얘기하면 조금이라도 시정을 해야 하는데 ‘알았다’만 해놓고 번번이 무시했다”며 “위층 사람들이 아래층을 배려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가족들은 주말이 되면 위층에서 아이들 뛰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위층 부부의 손자·손녀가 놀러와 층간소음이 났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위층 부부가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의 층간 소음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아래층 천장이 위층의 바닥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층에서 조심한다고 해도 생활소음을 내지 않고 생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공동주택 특성상 위층에서 발생한 소음만이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옆집이나 같은 동에 사는 다른 가구들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한 건물이기에 벽을 통해 전달되기 마련이다. 사실상 공동주택에서의 층간 소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최근 들어 층간 소음에 따른 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건설사들도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에서의 층간 소음은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완벽히 차단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아래층과 위층을 분리하는 벽의 두께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층간 소음 문제는 위층과 아래층 사이에 얼마나 서로를 배려하느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또한 층간 소음 문제는 위층과 아래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동에 사는 주민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의 확장도 필요하다. 아래층은 또 다른 누군가의 위층이다. 나만이 피해자라는 생각으로는 층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우리의 주거공간은 아파트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현재 대도시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지방의 중소도시도 아파트가 없는 곳이 없다. 그만큼 공동주택에서의 생활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층간 소음이 남의 일이 아니란 의미다. 소통하는 아파트, 배려하는 이웃이 가능해야 층간 소음에 따른 끔찍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이웃에 대해 배려하고 있는지 자문(自問)해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