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용 최악…은행 대출 문턱 더 높아진다

구조조정 영향…주택담보대출 심사도 강화기조 이어질 듯

2017-07-05     김서온 기자
[매일일보] 올해 3분기에도 은행들의 대출이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은행들은 해운 조선 업종에서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등 대기업들의 신용이 위험수준에 와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이번 3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를 38로 매겼다. 이는 2002년 관련 설문을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8로 2009년 2분기 41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그만큼 은행들은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이번 조사는 국내 은행 15개를 포함해 금융기관 172개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그결과 국내 은행들은 대출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국내 은행이 전망한 올해 3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9로 나타났다.2008년 4분기(-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대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25로 나타났다.2분기(-19)보다 7포인트 하락하고 2008년 4분기(-38)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박민렬 한은 금융시스템분석부 과장은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기업 신용위험이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의 본격화,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올해 2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분기(-25)보다 하락한 -28로 집계됐다. -28은 2007년 1분기(-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은행들이 올해 2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최근 집단대출 급증에 대한 부담 등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다만, 가계의 일반자금 대출의 경우 3분기에 '중립'(0) 수준으로 나타나 2분기(-6)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비은행 금융기관에서는 상호금융조합과 생명보험사에서 대출을 강화할 것으로 조사됐다.상호금융조합의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 -12에서 3분기 -24로, 생명보험사는 -20에서 -30으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