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타겠다, ‘찜통’ 지하철

시민들 아침, 저녁으로 더위와의 전쟁

2007-08-13     한종해 기자
[매일일보 한종해기자] 입추와 말복이 지났지만 무더위는 꺾일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이 30도를 훌쩍 넘는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주변에서 발달 돼 있는 3개의 태풍이 폭염의 열기만 식혀주고 떠날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7일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었지만 덥고 습한 기단의 영향권에 머물고 있어 이번달까지는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계속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아침 8시 2호선 을지로순환선. 승차칸에는 발 디딜 틈 조차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하다. 시원해야만 하는 지하철 냉방칸은 사람들의 열기와 차체 밑에서 올라오는 열 때문에 ‘찜통’을 방불케 한다. 가뜩이나 열대야 때문에 피곤한 직장인들의 얼굴은 출근시간 내내 펴지지 않는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서울 지하철 1~2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찜통 지하철’ 불만이 재연되고 있다.

매일아침 2호선 역삼역에서 출퇴근하는 김용식(30. 회사원)씨는 “매일 아침 전쟁을 하는 기분이다”, “탑승하자마자 10분이내로 온몸이 땀에 젖어 버린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가뜩이나 출퇴근 시간에는 지하철 안이 콩나물시루 같이 빽빽해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열기만 해도 장난이 아닌데 의자까지 뜨거워 ‘찜통’안에 있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1호선과 2호선에 일부 운행중인 구형전동차 때문. 1974년 도입된 ‘저항제어방식의 구형 전동차가 1호선과 일부 2호선 차량에서 운행 중이다. 특히 서울 1, 2호선 지하철은 다른 노선보다 이용 승객이 훨씬 많지만 냉방 효율은 가장 낙후되어 있다.

니 구형전동차는 정차하면서 발생하는 열이 의자 밑까지 그대로 전달돼 차안은 찜통을 방불케 할 정도이며 이것은 차량 자체를 교체해야 해결되는 문제이다.

하지만 지하철의 법정 내구연한상 앞으로 10년 정도 더 지나야 차량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은 더 고생해야만 한다.

70년대 도입된 저항제어방식의 구형 전동차는 현재, 1호선에 24량, 2호선에 20량, 2호선이 지선인 성수~신설동 구간에 2량, 신도림~까치산간 지선에 2량 등 모두 48량이 운행되고 있는 상황.

작년 이후로 올해까지 1~2호선에도 자동냉방장치 완비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문제는 센서가 위치한 높이이다. 온도 센서가 25도 이하를 유지 하도록 돼 있지만 온도 센서가 사람들 키 높이보다 위, 즉 차량의 위쪽에 위치해있는 것이 한계이다.

즉 1, 2호선 구형차량은 차량 밑에서 승차칸으로 열이 올라와서 ‘찜통’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차량 아래의 온도이다. 그렇지만 25도 온도 기준을 차량 위쪼게 맞췄기 때문에, 승객이 많이 몰릴 경우 승차칸의 승객 키높이 온도는 27~28도가 나오게 된다.

다행이도 9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서울 5~8호선 지하철은 이런 문제에서 처음부터 완전히 벗어난 상태이며 3, 4호선 역시 ‘찜통’문제도 지금은 거의 개선된 상태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곳이 서울 1호선과 2호선. 이용승객이 가장 많은대도 냉방 효율이 가장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지하철 승차칸도 문제지만, 1~4호선 ‘찜통 지하철역 플랫폼’도 거의 고문수준이다. 처음부터 1~4호선 지하철 플랫폼은 설계 당시부터 냉방 고려를 안 했던 게 사실. 최근 서울지하철공사에서 1~4호선 냉방화 공사를 진행 중이고, 올해까지 아직 공사하는 역이 있어, 올해 일부 지하철역 ‘찜통’ 고문은 견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종해기자<han1028@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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