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부족자금 줄이기 나서…빚 상환유예 협상

“현대상선도 포기한 어려운 협상…성공하면 돌파구될 것”

2017-07-06     김서온 기자
[매일일보 김서온 기자] 한진해운이 2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선박금융 원리금 전체에 대한 상환유예 협상에 나섰다.한진해운이 상환유예 협상에 100% 성공하면 앞으로 2년간 필요한 자금 1조원 중 절반 이상을 줄일 수 있게 된다.그러나 상환유예협상에 성공 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돼 선박금융 상환 유예가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6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배를 살 때 금융회사에서 빌린 자금을 뜻하는 ‘선박금융 잔액’은 국내와 해외를 모두 포함해 2조5000억원이다.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기준 157척의 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93척은 용선료를 내고 빌렸고 나머지 64척은 선박금융을 이용해 구매했다.현재 한진해운은 협상을 통해 선박금융 상환 기간을 3년 연장해 부족한 자금 규모를 줄인다는 계획이다.선박금융 상환 기간 유예에 100% 성공하면 부족자금이 연간 3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상환을 연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빚 자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한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다.문제는 선박금융 상환유예 협상이 용선료 협상 못지않게 어렵다는 것이다.현대상선은 국내 채권기관을 대상으로 선박금융 상환을 3년 연장했지만,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유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금융권 관계자는 “선박금융에는 ‘배’라는 담보물이 있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쉽게 상환유예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차하면 배를 회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한진해운 역시 협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본다는 입장이다.채권단 관계자는 “회사가 노력하고 있으니 지원을 해주려 한다”며 “협상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