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소득격차 6년 만에 ‘최대’
빈익빈 부익부’...계층간 양극화 심화
근로자들이 소득이 늘어도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도 심화됐다. 세금과 이자 등을 내고 난 뒤에 처분 가능한 소득은 288만원으로 7% 가까이 늘었지만, 소비성 지출은 6%가량 늘어난 211만원에 그쳐 평균 소비 성향이 73.3%에 머물렀다.
계층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상 하위 계층간 가구소득 격차가 최대 50배에 이를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 하위 계층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자칫하면 국가경제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상위계층의 소득은 늘어나는 반면 하위계층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위계층인 금융 자산가들은 주식시장활황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득이 크게 늘어난 반면 하위계층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도시근로자가구 소득배율은 환란 때인 1998년 5.49로 급등했다가 2001년 5.04, 2002년 5.02, 2003년 5.00, 2004년 4.93으로 낮아지며 소득 불균형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이처럼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배율이 악화된 것은 경상소득 보다는 비경상소득의 영향이 컸을 뿐 아니라 경조소득과 퇴직일시금 등 비경상소득 증가율(36.2%0이 이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이라고 하듯 도시근로자가구의 2.4분기 월평균 소득은 6.5%, 거처분소득도 6.8% 증가지만 소비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5.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서민들이 지갑열기를 주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이로 인해 주거비가 14.2%로 급증했을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집값, 고유가, 세금이 서민 가계의 소비 여력을 급감시킨 주범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이 충분하기 않은 가운데 고용의 질말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세금 증가나 금리 인산 등에 따라 소비지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극화 해소는 참여정부가 내건 국정과제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범 대보다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가구간 소득격차는 환란 때 급격히 벌어졌다. 그 후 점차 줄어들던 소득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다 아니라고 본다.
서민경제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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