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알타이파지릭" 고분 발굴조사 발표-국립문화재연구소
우리나라 고대 고총고분(高塚古墳)과 유사한 성격기능 가져 문화비교 고고학적 자료 확보
2016-07-0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소장 S.촐로온)와 공동으로 몽골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결과를 7일 발표했다.파지릭 고분은 파지릭 문화기에 돌을 사용하여 만든 무덤으로 파지릭 문화는 유목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키토-시베리아 유형 문화의 하나다. 기원전 5∼3세기 주로 몽골과 러시아의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해 있다.지난 2015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한반도 내에 존재했던 적석계(積石系) 무덤에 대한 비교ㆍ분석을 통해 고대 각 지역 간 문화교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이번 조사는 몽골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파지릭 고분과 국내 적석계 무덤의 관련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써 몽골 '바얀울기 아이막' 지역 해발고도 2500미터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고분군 1호와 2호 고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적석계(積石系) 무덤은 알타이 파지릭 고분,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쿠르간, 카자흐스탄 쿠르간 지역에서 봉분을 만들기 위해 돌을 사용한 무덤을 말한다.이번에 발굴조사한 1호, 2호 고분 모두 원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각 무덤의 크기는 지름 9.3m와 14.5m이다.1호분과 2호분은 5m가량 떨어져 있고 묘광(墓壙)은 동-서 방향으로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으며, 별도로 정리하지 않은 당시의 지표면을 파서 만들었다.적석분 내부에 시신이 놓이는 매장주체부는 묘광의 남쪽벽에 접해 설치되었는데, 1호분은 목곽 내에 통나무 목관을 사용하였고, 2호분은 목곽만 채택하고 있어 차이점이 있다.
묘광(墓壙)은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놓은 자리를 말한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1호분에서는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반듯하게 누운 인골이 온전한 상태로 확인되었고, 철도자와 토기가 1점씩 출토됐다.말은 순장되지 않았으며, 토기 주변에서 소량의 양 뼈가 확인되었다. 반면 2호분은 성인 인골과 소아 인골이 뒤섞여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됐다.말은 최소 3마리 이상 순장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파지릭 고분의 특징적 유물인 목제 그리핀(Griffon, 몸통은 사자인, 매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 속 동물)과 재갈, 철도자, 토기 등이 출토됐다.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몽골과 러시아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 조사 중 처음으로 적석부 가장자리를 따라 판석형 호석(護石)을 두르고 내부를 분할하여 적석하는 축조 과정 전반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이다.2호분은 총 15개 구역으로 평면 분할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와 함께 3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석재를 쌓아 올린 단면 분할 흔적도 확인됐다.호석(護石)은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을 말한다.이와 같은 고분 축조 방식은 우리나라 고대의 고총고분(高塚古墳)에서 확인되는 분할 성토, 토제(土堤) 등과 유사한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어 두 지역 간 문화를 비교,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몽골 알타이뿐만 아니라 사카문화기의 고분 등 같은 시기에 존재하였던 적석계 무덤 문화권에 관한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이같은 연구 성과가 축적된다면 아시아 고대 문화의 교류에 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카문화는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경까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 아시아 일원에 형성되었던 고고 문화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