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기업 활동에 물 흐르듯 돈이 흘러가게 해야

2017-07-19     김명회 기자
[매일일보 김명회 기자]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95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 5월 866조원이었던 것이 1년 새 84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곧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돈은 남아도는데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저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렸지만 가계와 기업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언제든 꺼내 쓸수 있는 요구불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묻어놓고 있는 것.게다가 갈 곳을 잃은 상당액이 투기시장 주변을 배회한다.부동산 분양시장에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이를 대변한다.수도권 신규공급 아파트는 지역을 불문하고 수십대의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그에 따라 떳다방이 활개를 치면서 프리미엄 거래가 횡행하고 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경기도 하남 미사, 부산 해운대 등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최근 반년만에 1억원 이상 올라가고, 아파트 분양권도 수천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갈 곳 없는 돈은 P2P(개인간 거래) 대출시장으로도 흘러들어가고 있다.P2P금융은 초저금리 시대라지만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은 자금 수요자와 낮은 이자에 만족을 못 하는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해준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하지만 미등록업체가 난립하면서 불완전 판매나 부실‧불법 대출 우려가 나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저금리에 지친 서민과 중산층의 호주머니를 노린 불법 유사수신 업체들이 활개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에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P2P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거짓·과장 광고 금지, 확정수익 보장 금지, 대출상품 및 업체 정보 공시 등이 주 내용이다.돈이 정상적인 투자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물론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문이다.하지만 안전성만 추구한다면 경제적 발전은 더 이상 없게 된다.따라서 다양한 기업 활동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돈이 흘러가게 해야 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투자도 저위험 초우량 기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중소기업에 까지 자금이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스타트업, 벤처 기업에 민간의 투자자금이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내야 한다.몸사리기에 급급해하지 않고 위험은 있지만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투자자의 신뢰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작동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