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70~80명, "고건과 함께 간다"
"열린우리당 의원만도 40여명에 이르러"
2006-08-14 매일일보
고건 전 국무총리의 대권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 전 총리는 오는 28일 희망한국국민연대(희망연대) 발족을 시작으로, 9월 중에는 대권도전 출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올 연말이 지난 후에는 70~80여명에 이르는 현직 의원들을 규합해 새로운 세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에 고 전 총리는 13일 오전, 대학로에 위치한 판타지움 극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민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스스로 시인하면서, 무더위가 끝날 때쯤에는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권행보를 향한 본격적인 걸음을 시작했다. 고 전 총리가 희망연대를 대외 창구로 삼아 9월부터는 현 정치권에 대한 본격적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고 전 총리는 이 날 간담회에서 "희망연대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 정치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며 희망연대의 역할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희망연대는 시작일 뿐이다.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9월이 되면 고 전 총리가 공식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희망연대 출범 후 고 전 총리의 대권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임을 귀띔했다. 대권행보가 빨라지면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물밑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이 날 간담회에서 고 전 총리는 "정치인들과 가끔 비공식적으로 대화하고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정계개편에서 고 전 총리와 함께 할 현직 의원은 70~80여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은 4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해, 고 전 총리가 이미 상당수 현직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희망연대, 고 전 총리의 공식적 대외창구 역할고건 전 총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치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 "그동안 국민들을 너무 기다리게 했다"면서 무더위가 끝날 때쯤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신중한 태도로 일관해왔던 그 동안의 행보에 비추어보면 이례적인 발언이다. 흔히 무더위가 지속되는 시점을 8월까지로 생각했을 때, 고 전 총리가 찬바람이 부는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뛰어들겠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오는 8월 28일에 희망연대가 출범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데, 고 전 총리는 이 날 간담회에서 희망연대의 역할에 대해 "희망연대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 정치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가 정치적 결사체로 해석되는 것에는 경계를 하면서도, 희망연대의 역할에 대해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고 전 총리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미래와 경제>의 한 관계자는 이 날 간담회 이후 <폴리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희망연대는 정치인들이 포함된 정치 결사체는 아니다"며 선을 그은 뒤 "다만 정치적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주요 정치현안이 있을 때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기존에는 미니홈피인 <렛츠고>와 김덕봉 전 공보수석 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대외창구가 없었는데, 희망연대가 발족되는 것을 계기로 고 전 총리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적인 대외창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 전 총리는 희망연대 공식성명서 등의 형식을 빌어 주요 정치 현안이 있을 때마다 그에 따른 입장도 순발력 있게 발표할 수 있어, 희망연대 출범은 고 전 총리의 대권행보가 속도전에 돌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9월 중에 대권도전 출마 여부 밝힐 듯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 전 총리가 희망연대 출범 후인 9월에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란 점이다.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9월이 되면 고 전 총리가 공식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계개편이나 신당 등에 관한 내용은 아니고 자신 스스로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고 전 총리가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공식적인 대권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9월 중에 있을 입장발표는 대권 출마 여부에 관한 내용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빨라지는 고 전 총리의 대권행보와 더불어 향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고 전 총리의 물 밑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이 날 간담회에서 고 전 총리는 "정치인들과 가끔 비공식적으로 대화하고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 이후 만난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정계개편에서 고 전 총리와 함께 할 현직 의원은 70~80여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은 4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며 고 전 총리가 이미 상당수 현직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고 전 총리와 함께 갈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40여명으로 보면, 나머지 30~40여명의 의원들을 군소야당에서 채운다 해도 숫자가 모자라는 상황. 즉, 고 전 총리의 구상에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 <미래와 경제> 관계자의 발언은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정계개편의 움직임과 맞물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고건 “나는 4천 7백만 대한민국호에 동승한 사람”한편 고 전 총리는 이 날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박차를 가한 듯, 그동안 좀처럼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상세한 답변을 했다. 먼저 고 전 총리는 “고 전 총리의 색깔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실사구시 중도개혁 노선”이라 밝히며 “나를 보수라 한다면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지켜야한다는 점에서 보수고, 시장의 실패를 막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진보다”고 밝혔다. 이어 고 전 총리는 자신과 함께 갈 수 있는 세력과 관련, “중도개혁 세력이 연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자꾸 정당 (중심)으로 얘기하는데 정파를 초월해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에서 양 극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세력과는 함께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도개혁 세력의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연대와 소통, 통합에 주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 모두 함께 동참하는 것이다”며 자신이 먼저 나서서 정계개편을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고 전 총리는 여당의 외부선장론과 관련해 “특정 정당의 선장론에 대해 말할 입장 아니다”며 선을 그은 뒤 “나는 전부터 ‘나는 4천 7백만 대한민국호에 동승한 사람’이라고 했다. 배가 방황하거나 표류하지 않고 제대로 항해했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말해 단순히 여당 대권 후보가 아닌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그러나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의 일에 호불호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일반론적으로 정당이 공직 후보 선출하는 방법에 있어 개방적으로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일반론적으로 좋다”고 밝혔다. 또한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 의원이 ‘고건은 같이 갈 사람’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민선시장 당시 뜻을 같이해 일을 같이 했다. 그런 수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로 언급한 것이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신계륜 전 의원은 민선시장 당시 일을 같이했고 능력을 발휘했다. 정치 발전을 위해 (함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1년 반에 걸친 신중한 행보를 접고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시동을 건 고건 전 총리. 고 전 총리가 대권행에 더욱 속도를 붙일 9월, 고 전 총리의 행보와 더불어 정치권에서 일어날 여러 변화들에 관심이 쏠린다.
류승연 기자
(폴리뉴스=기사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