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의 對한반도 정책에 대비해야
2017-07-20 매일일보
[매일일보] 도널드 존 트럼프가 19일(현지시간) 마침내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트럼프의 건곤일척(天遁一擲) 승부로 판가름 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장인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의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공개투표 ‘롤 콜(Roll Call)’에서 대의원 과반인 1237명을 무난히 확보했다. 전형적인 ‘아웃사이더’로 취급 받던 트럼프가 160년 전통의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우뚝 선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는 이어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미국의 주요 정당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재벌 출신 억만장자가 대선 후보가 된 것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과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경선 과정에 드러난 트럼프의 대(對)한반도 정책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한미 관계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전통적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거침없는 발언 속에는 우리의 미래를 뒤흔들 수도 있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특히 트럼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며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公言)해 왔다.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우리로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이러한 선거 전략이 미국의 표심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6월 16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당시 한 자릿수 초반대 지지율로 웃음거리 취급을 받았던 트럼프가 기라성 같은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차례로 꺾고 마침내 대권후보 자리를 거머쥐도록 만든 원동력이었다. 미국의 변화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방증(傍證)이다.게다가 트럼프는 줄곧 주한미군과 관련해 방위비 분담 문제를 거론해 왔다. 분담 비율을 늘리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통적인 한미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이 변화의 바람이 역풍이 될지 순풍이 될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변화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은 분명하다. 미국의 변화가 우리에게 이를 일깨워주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