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팎의 소용돌이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여전히 '정계개편 논의는 정기국회 이후'다.그러나 정계개편의 '핵'인 고건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과의 물밑 교류는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건'측 핵심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건 전 총리가 지역을 초월해서 한두명씩 꾸준히 만나고 있다"며 "그러나 열린우리당 분열이라는 오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지극히 조심스럽게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의도적으로 고건을 지지해달라 그런 것은 아니고 의견교환하면서 만나고 있는 것"이라며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고건을 접촉하는 것이지 은밀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건 전 총리측 관계자는 13일 '폴리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계개편에서 고 전 총리와 함께 할 현직 의원은 70~80여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은 4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 하향곡선을 긋고 있고, '고건 유일대안론'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기 때문에 물론 어느정도 '고건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측면이 있기도 하다.그러나 '고건'과 열린우리당 의원들간 '교집합' 형성 작업의 정황들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고건측 "열린우리당 의원들 꾸준히 만나고 있다"
'정동영, 김근태' 계파를 불문하고, 지역적으로는 '영남' '친노직계386'을 제외한 호남.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의 전 지역 의원들에게서 움직임이 나타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통합파=고건파'로 '김근태계' 이호웅(인천남동을), 배기선(경기부천원미을), 유선호(전남장흥.영암), 이기우(경기수원권선), '정동영계' 정동채(광주서을), 박병석(대전서갑), 최성(경기고양덕양을), 정성호(경기양주동두천), 강기정(광주북갑), 친노직계 문희상(경기의정부갑), 염동연(광주서갑) '무계파' 이석현(경기안양동안갑), 정장선(경기평택을), 신학용(인천계양갑), 안영근(인천남을), 김성곤(전남여수갑) 등 16명의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으로는 신계륜, 이철우, 복기왕 전 의원 등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사실상 불임정당을 인정, '외부선장론'을 언급하면서 '외부인사 영입'을 뜻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가 핵심화두가 되고 있다.또한 28일에는 고건의 '희망연대' 발족, 9월 2일에는 '8.15 특별 사면'돼 '고건 정계개편 밀사' 역할에 더욱 더 힘을 받게된 신계륜 전 의원의 지지모임 '아름다운 동행. 신계륜과 함께 하는 사람들(신사)'이 출범하면서 열린우리당내 고건 조직 가동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고 전 총리측 관계자는 "9월이 되면 고 전 총리가 공식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희망연대' 출범 후 고 전 총리의 대권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외부선장론'의 한축인 '고건파' 들이 점차 수면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신계륜 조직 '신사' 사실상 '고건 조직'
'신사' 정성호, 강기정, 이기우, 이철우, 복기왕 동조
일단 지난 12일 서울 동교동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도쿄 피랍 생환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희상, 배기선, 이석현, 염동연, 정동채, 유선호, 최 성 의원 등도 '고건파'로 알려지고 있다.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당의 동교동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범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했다. 현재 '범여권 통합론'은 '고건 대안론'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또한 '고건'과 긴밀한 보조를 맞추고 있는 신계륜 전 의원의 지지 모임 '신사' '준비위원회 전국 대표자회의(지난 6월)'에 참석한 정성호, 강기정, 이기우 의원과 이철우, 복기왕 전 의원도 사실상 '고건파'로 분류되고 있다.고건 전 총리는 '신사'에 직접 회원으로 가입했고, '신사' '준비위원회 전국 대표자회의' 에도 참석해 공동대표들과 의견 교환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신계륜 전 의원 조직 '신사'는 사실상 '고건 조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신계륜 전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 전 총리가 서울시장 재임시 부시장을 역임했던 사람, 십여명의 오래된 모임이 있다"며 "약 한달전 고 전 총리도 함께 만났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원도 지난 1999년 고 전 총리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또한 김성곤·이호웅·신학용 의원 등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학연을 고리로 연결된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열린우리당 내 고 전 총리 인맥은 30~40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건측 "유선호, 이호웅, 안영근, 정장선 밀착취재하면 움직임 보인다"
재야파 "이호웅, 고건과 수차례 만난 것 사실"
유선호측 "고건맨, 신계륜과도 만났다" "고건과의 회동은 잘 모르겠다"
한편, 최근 고건 전 총리와 이런저런방식으로 접촉을 갖은 의원들로 이호웅, 유선호, 안영근, 정장선, 조경태, 조성래, 장향숙, 윤원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건측' 핵심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건 전 총리와 교감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을 묻자 "유선호, 이호웅, 안영근, 정장선 의원을 밀착취재하면 움직임이 보일 것이다"고 언질했다. 안영근 의원이야 이미 모두에게 알려진 '고건맨'이고, 고 전 총리와 '학연'으로 연결된 이호웅 의원은 '김근태계' 모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이사장으로 지난 2.18 전대 당시 '고건-김근태 회동'의 가교 역할을 했었다.수도권과 호남지역 의원들중 다수가 '통합파'고, 정계개편에 가장 적극적이기 때문에 전남도당위원장인 유선호 의원과 보수성향의 '평택' 출신 정장선 의원도 '고건'과 교집합을 형성할 개연성이 크다.재야파 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호웅 의원과 고건 전 총리가 최근 여러차례 만난 것은 사실"이라며 "이 의원이 고건을 만나 이쪽으로 데려올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민평련' 핵심 관계자는 "서로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 만나면 안되느냐"고 반문한 뒤 "이호웅 의원은 지난 2.18 전대 당시 '고건-김근태' 회동을 조율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민평련' 핵심 인사는 '고건' 측과는 고 전 총리 재임시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김대곤씨와도 필요시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민평련 관계자는 "김근태나 고건이나 서로간에 일정정도의 교집합이 있지 않겠느냐.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것"이라며 "신계륜 전 의원도 고건쪽으로 움직인다는 것 아니냐. 신 전 의원은 우리와도 가깝다"고 강조했다.유선호 의원도 '고건맨' 신계륜 전 의원과 회동하는 등 사실상 고건 전 총리측과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유선호 의원측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만나 "의원님과 고 전 총리와의 접촉 여부는 확인된 바가 없다. 잘 모르겠다"고 밝힌 뒤 "의원님은 범여권이 통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며 "호남이 지역구이고 전남도당위원장이기 때문에 방향을 잡고 의견수렴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완강한 부인은 하지 않았다.그는 "여러사람들을 만나 의견수렴을 하고 방향도 잡기 위해서 얘기는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요즘 안 그런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그는 "신계륜 전 의원도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나서 의견교환을 했다"며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모든 정치는 다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장선 의원측은 "고건 전 총리가 우군으로 보는 세력이 '호남+당내 보수' 아니냐"며 "아무래도 의원님이 보수적이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건, 영남지역 의원과도 접촉
이밖에 조경태, 조성래, 장향숙, 윤원호 의원은 '영남'이라는 지역성이 있다.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고 전 총리에게는 '영남' 진출이 필수적이다.열린우리당 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고건쪽에서 부산지역 의원들한테도 접촉해 협조해달라.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장향숙, 조성래, 윤원호 의원측에서는 "고건쪽과 접촉은 없었다"고 일축했다.그러면서도 이중 한 의원측에서는 "설혹 고건 전 총리와 접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고건과의 연락은 해당행위이므로 그 사실을 언급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가능성을 열어뒀다.조성래 의원의 경우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고건쪽에서 연락을 받아본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지역대연합 명분속에서 영남이 갖는 정치적 무게가 크다. 고건도 영남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고건은 평화와 안전의 시대를 위해서 능력있는 분이라고 본다"고 여운을 남겼다.조경태 의원은 "고건측 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직접적으로 같이 가자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이 나라를 위해서 뭘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더라"며 "그래서 '열심히 해보시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김희원 기자<매일일보닷컴 제휴사=폴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