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리스크’ 르노삼성 경영 차질 빚나

폭스바겐 사태 불똥···신차 론칭·임단협 일정 등 험로 예고

2017-08-01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위기에 봉착했다. 폭스바겐 사태의 불똥이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사진)에게 튀면서 신차 출시 등 경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동훈 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박 사장은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서 유로5 차량의 배기가스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박 전 사장은 폭스바겐의 한국법인인 폭스바겐코리아가 설립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사장을 맡아 차량 수입·판매를 총괄한 바 있다.검찰 조사에서 박 사장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독일 본사와 한국 법인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 사장이 이 문제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이와 함께 박 전 사장은 부품 및 소프트웨어 변경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고 연비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업계에선 박 사장이 8년간 폭스바겐을 진두지휘 했다는 점에서 디젤 게이트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이 만일 구속된다면,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경영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르노삼성은 당장 9월 출시 예정인 전략차종 모델인 ‘QM6’(르노 콜레오스) 론칭이 계획돼 있다. 또한 올 하반기 내지 내년 초 ‘SM4’(르노 메간)를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이다.특히 내수시장 판매와 향후 수출 물량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노사의 임단협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박 사장의 교체설까지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박 사장 구속 여부는 8월1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한편, 지난 3월 르노삼성차 최초의 한국인 사장으로 이름을 올린 박 사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 익숙하고 수입차 업계 경력이 탁월해 르노삼성의 수장으로서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실제 QM3에 이어 SM6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