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D 투자에도 불구 기술경쟁력은 뒷걸음질
현대경제硏, 8년새 기술 수용성 27위·혁신 경쟁력 19위로 추락
2017-08-02 장야곱 기자
[매일일보] 한국이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은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2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4년 기준 4.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미국(2.7%), 중국(2.0%), 일본(3.6%)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도 높다.다만 절대 규모는 723억 달러로 미국(4570억 달러)이나 중국(3687억 달러), 일본(1669억 달러)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투자 재원 조달 방법에서 한국은 민간 조달 비중이 2014년 기준 7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산업별로 보면 2014년 기준으로 국내 R&D 투자의 88.9%가 제조업에 투자되고 있고, 서비스업 투자 비중은 8.3%에 불과하다.연구 단계별로 살펴보면 2013년 기준으로 특정한 목적 없이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기초연구비 비중은 18.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그러나 이같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술경쟁력은 뒷걸음질하고 있다.2007년 세계 7위까지 올라섰던 우리나라의 기술수용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27위까지 떨어졌다. 혁신 경쟁력도 같은 기간 순위가 8위에서 19위까지 내려앉았다.국가별 최고기술 보유 현황(10대 분야 120개 전략기술)에서는 2014년 기준으로 미국은 97개, EU는 13개, 일본은 9개, 중국은 1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전혀 없다.기술 무역에서는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기술무역적자는 51억9000만 달러다.기술도입액 대비 기술수출액 비율인 기술무역수지 비율은 0.57배로 OECD 31개국 중 28위다. 반면 일본의 기술무역수지 비율은 5.88배로 OECD 1위이다.물론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성과 측면에서 보면 논문 발표와 특허 출원 등 기초 성과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협력조약(PCT) 특허 출원 건수도 2014년 기준 1만3117건으로 세계 PCT 출원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였다.2005년 4,689건, 비중 3.4%에 비하면 양적 지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한국의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논문 발표는 2005년 2만6446편에서 2013년 5만1051편으로 연평균 8.6%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특허협력조약(PCT) 특허 출원 건수도 2005년 4천689건에서 2014년 1만3천117건으로 연평균 12.1%씩 증가하고 있고, 세계 PCT 특허 출원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같은 기간 3.4%에서 6.1%로 상승하고 있다.그렇지만 우리나라의 R&D는 재원 투입보다 성과가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기 위해 기초 연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지속하고, 서비스업 R&D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성과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