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영등포를 미래 서울 산업의 중심으로"

2017-08-03     매일일보
[매일일보]영동대로(永東新路)는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포동에 이르는 왕복 10∼14차로의 가로를 가리키는 말이다. 월드컵 기간 우리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리응원이 펼쳐지고, 종종 한류 가수들의 공연장으로 활용되면서 널리 알려진 도로이다. 그러나 영동대로의 영동이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거의 없는 것 같다.영동대로라는 도로명에서 알 수 있듯이 1970년까지만 해도 한강 이남의 중심지는 영등포였다. 1899년 9월 경인선이 개통과 1901년 8월 경부선 기공식을 기점으로 경인선과 경부선의 분기점이된 영등포는 불과 10여 호가 살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통과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한다. 삼각지 내의 상업시설과 대형 방직공장, 경인로변을 따라 들어선 철재 상가들은 영등포의 상징이었다.그러나 1970년대 강남개발이 본격화 되고 산업의 부침(浮沈)에 따라 하나 둘 공장들이 떠나면서 거리는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관악구를 비롯해 강서구, 구로구 등 현재 서울의 서남부권 6개 구의 분구가 이뤄지면서 도시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이러한 영등포구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빈 철공소 자리는 예술가들이 차지했고,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거리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시 2030도시계획에 따라 한양도성 강남과 함께 서울의 3대 도심으로 위계가 격상된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핀테크 특구로 지정되는 등 영등포구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졌다.영등포구가 서울의 3대 도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지금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선정은 지역 발전은 물론 서울대도시권 서남부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서울시는 최근 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경제기반형, 근린재생 중심시가지형, 근린재생 일반형 등의 도시재생활성화지역 2단계 후보지 28곳을 선정했다.구는 지난 4월 영등포역 일대 74만 3,000㎡에 토착산업과 ICT산업, 문화산업이 어우러진 신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경제기반형’으로 제안서를 제출, 단독으로 후보지에 선정됐다. ‘경제기반형’은 광역 차원의 신 경제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선정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도시재생방안이다.미래 서울의 산업을 책임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의 최적지는 영등포구다. 영등포도심권은 산업화, 도시화의 핵심 공간 이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비롯해 서울의 3대 도심이라는 당위성을 갖고 있으며, 도심 통근권(반경 40㎞)이내 600만 명의 배후권역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다.또한 대선제분 부지나 문래동 공공용지 등 저이용․저개발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해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사업대상지 내 주거 비율이 약 30%에 불과한 것과 새로운 문화계층의 유입으로 차별화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도 변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열망은 가장 큰 장점이다. 많은 주민들이 1970∼80년대 모습으로 남아있는 쪽방촌과 집창촌, 영세 철공소에 대한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선정을 통해 영등포구가 명실상부 서울의 3대 도심이자, 서울대도시권 서남부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춧돌이 되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