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불법이 대수랴~'
‘시민들의 휴식터’ vs ‘부유층의 놀이터’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는 “계양산은 재벌의 사유물이 아니며 인천시민 모두를 위한 숲”임을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1일 1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찾는 계양산은 최대의 휴식공간이다. 특히 골프장 예정지는 소나무 숲이 가장 잘 보전되어 있어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공간이다”라며 “이러한 곳에 1일 3~400명의 부유층만 이용하는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민의 환경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이어 “골프장 예정부지 소유주인 롯데 신격호 회장은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불법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곳에 골프장 건설을 승인한다면 이는 불법행위와 부동산 투기를 묵인하는 행정 행위”라며 “시민의 80% 이상이 반대하는 골프장을 추진하는 것은 반환경적이자 인천시민을 무시하는 반민주적인 행위”라고 롯데를 강력 비난했다.
이들은 “계양산은 인천지역에서의 생태적 지위, 주변의 개발 상황과 여건 변화, 인천시의 정책방향을 종합할 때 반드시 도시자연공원(대공원)조성 등 환경 친화 적인 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할 지역”임을 밝히며 “인천시는 골프장 예정부지에 시민들의 뜻에 반하고 반환경적인 골프장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환경 친화 적인 이용계획을 수립 · 시행할 것을 요구 한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백만인 서명 운동(지난 12일)’, ‘1인 시위(계속)’등을 벌이며 ‘계양산 골프장 건설 적극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기자회견이 열렸던 지난 9일 ‘계양구통장협의회’와 ‘계양 1 · 2동 새마을 지도자회’등 이 지역 12개 주민 단체 역시 성명서를 발표, 개발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시민단체들은 그린벨트에 묶여 사는 이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어려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개발반대만을 외치고 있다”며 “대형 개발사업을 반드시 유치하되 이를 친환경적으로 이끌어 가면 지역경제 발전과 계양산 보존의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계양구청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이익진 계양구청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계양산에 추진 중인 골프장 건설 사업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계양구는 전체면적의 약 60%를 차지하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쉽진 않겠지만 충분한 논의와 설득을 거쳐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계양산 환경 훼손에 대해 “계양산 높이가 395m인데 150m 이상만 올라가지 않으면 산은 훼손되지 않는다”라며 “현재 롯데 측 계획도 130m 이하로 돼 있지만 더 낮추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장 건설 사업을 통해 연 40억 가량의 세수증대와 1천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이 구청장은 “롯데를 연고기업화해 지역경제의 활로를 찾는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내외국인이 꼭 들리는 명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사업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는 롯데그룹 소유의 땅 46만평으로 인천시는 이곳을 포함한 개발제한구역 88만여 평을 제2차 그린벨트 관리계획안(2007~2011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
이 관리계획안이 승인되게 되면 사실상 그린벨트가 해제되며 토지의 형질변경과 건축허가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