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3탄... 언론사 입막은 두산
“내 아들 사지로 내몰았다”...유가족 피눈물 흘리는 사연
지난 4월 3일,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장래가 촉망되던 26살의 젊은 청년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특수엔진 개발 1팀의 연구원이었던 김세중씨.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기업에 취직한 그가 어떤 이유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측에서는 “김씨가 과거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왔고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도 그로 인해 적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노조는 “의료보험공단에 확인 결과 정신치료와 관련된 어떠한 병과기록도 없으며 유가족 역시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며 “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지 여러 달이 흘렀지만 회사 측으로 부터 어떠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김씨의 유가족. 그들은 금전적인 문제보다는 억울하게 죽은 것도 서러운데 모든 책임은 고인 본인에게 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거대기업에 맞서 그들은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김세중씨의 부친인 김영(54)씨는 “사고 당일 회사 측에서 아들이 인하대 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이 와서 급히 가보니 거의 죽어가는 상태였다. 병원관계자들이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고 하며 응급실 이용료를 지불하라고 했다”, “병원관계자에게 산재처리를 해서 두산 측에서 비용을 물어야지 왜 가족들이 내야 하느냐”고 묻자, “산재로 들어왔지만 회사 측에서 산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두산 관계자들에게 따지자 얼버무리며 그냥 넘어가려해 자신들이 비용을 부담했다고 말했다.
김세중씨는 병원도착 10시간 만에 사망했다.
김영씨는 얼마 전 까지 인천 두산인프라코어 공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서 최승철 대표이사를 만나기 위한 시도를 했다. 그렇지만 두산 측의 제지로 만나보지도 못했고 지금까지 두산 측으로 받은 보상은 장례비용과 직원들이 모아서 준 조의금뿐이라고 밝혔다.
아들의 사고 직후 평소 혈압이 높아 고생하던 김영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다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수없이 많다.
그들은 죽음을 예견했다?
古 김세중씨는 지난해 7월 21일 입사해 올해 사건발생 불과 일주일 전까지는 아무 이상 없이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 없이 열심히 일해 왔다. 8시까지의 출근시간에도 7시40분에 제일 먼저 출근했고 이것은 사건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 있는 4년제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연수를 받고 2개월 정도 일하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그만두었고 이후 한라공조에 입사해 연수를 받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두산인프라코어에 취직했다.
안 피던 담배를 한 갑 이상 피운 점, 사고가 나기 전부터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점, 동료들이 “목을 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는 점 등에서 그들이 김세중씨의 죽음을 미리 예견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상한 행동을 모이는 김세중씨에 대한 관심은 동료들 선에서의 관심뿐이었고 그 이상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김세중씨의 부친 김영씨는 “3시간 동안 직장 동료가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자살을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내의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한다던지 친인척들에게 연락했다면 안타까움 죽음을 막을 수 잇었을 것이다”라고 원통해했다.
또 “회사 측의 주장처럼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자살을 택한 것이라면 왜 꼭 연구소 옥상에서 뛰어내려야 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유가족들은 아직도 김세중씨의 지갑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세중씨의 외삼촌 임장섭(55)씨는 경찰과 검찰에 진정서를 내며 지갑을 찾기를 원했지만 지갑의 행방은 찾을 수 가 없었다. 사측에서는 지갑은 어느 곳 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임장섭씨는 “유서도 없고 지갑도 없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사측에서 어떤 것을 숨기기 위해 지갑을 안돌려 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두산, “답변하고 싶지 않다” 불쾌감 드러내
한편 두산 측은 이 사건을 계속해서 기사화 시키는 것에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두산 그룹의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에서 이 사건에 대해 기사화를 시키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표했고, “자식을 잃고 원통해 하지 않을 부모는 없겠으나 그 책임을 ‘기업의 책임이다, 개인의 책임이다’ 라고 몰고 가는 것은 달갑지 않다”고 전하며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두산 그룹 측에서 다 알 수는 없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에 알아봐야할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에 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의 홍보실에서는 그 얘기는 답변하고 싶지도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얘기 했다.
김세중씨가 왜 투신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지금도 석연치 않다. 김세중씨가 왜 회사 일을 힘들어하고 사표를 내려고 했는지를 밝히면 되지만 이를 입증해줄 동료들이 모두 회사의 입장에 서 있는 관계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