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호남대표 선출로 본 與 정권재창출 플랜

기존 영남지지·호남 당대표·충청 대망론 '세마리 토끼'
내년 대선 與 정권재창출 시나리오 공식 굳히기

2016-08-10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새누리당의 첫 호남출신 당대표가 탄생하면서 내년 정권재창출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있다. 새누리당의 기존 영남 지지기반과 동시에 호남 당대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으로 대변되는 충청권 대권주자 공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새누리당은 전날(9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로 이정현 의원을 선출했다. 새누리당(전신 포함)이 창당한 1990년 이래 처음 호남출신 당 대표가 탄생한 것이다. 그동안 여당의 ‘불모지’, ‘철옹성’으로 불렸던 호남에서 당대표가 선출되자 당의 확장성은 더욱 넓어진 셈이 됐다.이 신임 대표는 이런 자신의 장점을 필두로 야당의 호남표를 모아오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호남출신의 보수정당 당 대표가 정치혁명의 새역사를 쓰겠다"고 공언한 만큼 호남 지지기반의 적지 않은 변화가 전망된다.사실 새누리당은 이미 이번 전당대회과정을 거치면서 ‘호남’구애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당권주자들이 26년만에 처음으로 호남에서 합동연설회를 가진 것이다. 당 지도부는 “호남은 새누리당의 미래”라고 까지 했다.호남에서 당선된 또 다른 새누리당 의원인 정운천 의원은 10일 본지 통화에서 “정통보수당인 새누리당이 낙후되고 홀대받은 지역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어 호남에서는 지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조유진 처음헌법연구소장도 통화에서 “호남출신으로 보수정당의 첫 당대표가 되면서 다음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호남이 상대적으로 더민주에 등을 돌렸기 때문에 과거처럼 일방적인 호남전략을 쓸 수 없으니 새누리당에서는 영호남 연대의 신호탄인 셈”이라고 분석했다.동시에 이 신임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가 친박(친박근혜)계로 채워지면서 반기문 유엔총장의 대권가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물밑에서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온데다 충청도 출신으로 당 확장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 당 대표에 충청 대선주자가 나선다면 영남과 호남, 충청권 등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이 때문에 벌써부터 친박 주류들 사이에서는 ‘반기문 대망론’으로 내년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 총장에게는 대선주자로 나설 토대를 구축했다는 '시그널'을 주는 모양새다.지난 총선에서 ‘진박(眞朴) 감별사’를 자청했던 조원진 신임 최고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주자는) 스스로 20% 이상의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반 총장만이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 총장의 대선가도에 힘을 실은 것이다.친박계 의원인 홍문종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에 오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