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선사시대 문화양상 담은 동굴유적 발굴

강원도 정선 매둔 동굴유적에서 구석기부터 신석기 시대의 다양한 유물 출토

2016-08-1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연세대학교박물관(관장 한창균)이 지난 6월부터 약 한 달간 2 차례에 걸쳐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에 자리한 석회암 동굴을 조사한 결과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문화층이 있는 동굴유적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정선군에서 선사 시대의 동굴유적 발굴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선 매둔은 낙동리의 옛지명으로동굴유적은 해발고도 약 330m에 있는 동굴로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의 아래쪽에 정남향으로 뚫려있다.<오른쪽 사진 하단 매둔굴 입구>동굴 바로 앞에는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시작해 고한읍에서 합류하는 지장천(地藏川)이 서쪽으로 흘러 동강과 만나는데 이는 당시의 입지 조건을 보여준다.동굴 입구는 지장천보다 약 8~9m 높은 곳에 있으며 길이 25m, 최대 너비 15m, 최대 높이 8.5m로 선사 시대 동굴유적으로는 규모가 큰 편이다.

유적 주변의 몇몇 지점에는 하안단구가 형성됐는데, 한 곳에서 구석기 시대의 여러면 석기(때려 깨서 둥근 형태로 가공한 석기)가 발견돼 구석기 시대의 야외유적이 존재할 가능성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안단구(河岸段丘)는 하천 흐름을 따라 생긴 계단 모양의 지형을 말한다.

조사 결과, 정선 매둔 동굴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문화층(화덕자리와 그 주변부)과 구석기 시대의 문화층이 드러났다. 신석기 시대 화덕자리는 두텁게 형성된 회백색의 재층을 이루며 이 재층과 주변부에서 유물이 출토됐다.구석기 시대층은 낙반석과 토양이 반복적으로 퇴적된 지층이며 전체 두께는 2.5m가 넘는다. 구석기 시대의 일부 문화층에서 나온 숯의 방사성탄소 연대는 약 2만 5,000~2만 6,000년 사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측정돼 후기구석기 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한다.정선 매둔 동굴유적의 발굴조사는 비교적 좁고 한정된 범위 안에서 진행됐다.발굴 현장에서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성격의 인공유물과 자연유물이 출토돼 강원도 지역의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양상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세대학교박물관은 앞으로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유적의 성격을 체계적으로 밝히기 위한 장기적인 발굴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