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성 뷰티아트디렉터 “한국의 비달사순 되고 싶다”

인생1막: 30년 화려한 경력 헤어디자이너->인생2막: 뷰티아트디렉터로 30년 더

2016-08-1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사람 진혜성으로는 베토벤, 아인슈타인처럼 미치고 싶고 뷰티 아트 디렉터 진혜성으로는 비달사순으로 무대 위에서 죽고 싶어요”

11일 서울 신논현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혜성 뷰티 아트 디렉터는 ‘나 뷰티, 예술하는 사람이에요’라고 써있을 정도로 겉모습은 화려하니 눈에 띄었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인터뷰 동안 그의 미소에는 나이를 잊게 하는 ‘열정’과 ‘순수함’이 느껴졌다.

30년 가까이 헤어디자이너로 일한 진혜성 헤어스타일코리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뷰티 아트 디렉터'라는 타이틀로 K-뷰티 시장을 선도하며 제2인생을 펼쳐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진혜성 대표는 서울패션위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 APEC 정상회담 톱모델 패션쇼, 샤넬쇼 등 수 많은 모델의 헤어를 연출한 경력을 갖고 있다. 중국에도 진출, 학원 강의는 물론 미용연구에 전념했다.

수년간의 미용 제품 연구 끝에 기존 제품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불편 없는 신기술 ‘매직스킬 붙임머리’를 개발해 ‘부분가발용 이음모’를 특허출원했으며, 퍼머기계 개발에도 몰두해 특수 사이즈 웨이브를 만들 수 있는 신개념 퍼머장치 기계를 개발해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최고의 헤어디자이너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일에 대한 흥미’이었다. 진 대표는 “어려서부터 워낙 창조적인 작업을 좋아했다”며 “그 중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개성과 감성을 발휘할 수 있는 헤어디자이너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그의 ‘노력 본능’이었다. 근성으로 30여년간 미용 실력을 쌓았을 뿐 아니라 현재도 매 순간 ‘새로움’에 갈구하고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진 대표는 “특히 모든 일정을 마치고 잠에 들려고 누운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럼 그 때부터는 끝난 거다.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워 머리를 짜내고 구상을 하다보면 어느새 새벽 4시다. 오전에 일정이 있을 때에는 밤을 꼬박 새고 첫 차를 타고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몸은 너무 피곤한데 그래도 즐겁다”고 말했다.

진 대표의 뷰티에 대한 배움의 열정과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창조 정신’과 ‘노력 본능’은 또 다른 도전 ‘뷰티 아트 디렉터’로 이어졌다. 진 대표는 “정해진 콘셉트 안에서의 헤어 연출보다는 나만의 기획력을 발휘해 패션쇼·미인대회·모델대회·방송 및 화보촬영 등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뷰티 스타일링과 전반적인 디렉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렵거나 아쉬울 때는 언제인지 묻자 “항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쇼 경우에는 무대 뒤에서 보는 것과 무대 위에서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의 느낌을 생각하면서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해야 하는데다가 빠른 시간 내에 완성해야 해 항상 완벽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따른다”고 답했다.

또 “헤어스타일링 및 연출이 사진, 건축과는 다르게 작품이 2D, 3D로 남지 않고 일회성으로 끝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매번 사진으로 남기는데 실제로 볼 때의 그 느낌을 100%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아쉽고 답답할 때가 많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가장 보람됐던 적에 대한 질문에 그는 몇 분간 생각에 잠긴 끝에 입을 열었다.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헛 살았나보다. 보람됐던 적보다 항상 아쉬움이 따라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어쩌면 그 목마름 때문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머쓱해했다.

이어 “그래도 보람될 때를 꼽는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느낌, 표정, 연출 등 모든 것이 맞아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지만 기대와는 달리 너무 결과가 좋았을 때 기분이 좋다”고 답하며 금새 미소를 띄웠다.

앞으로의 인생 목표와 포부에 대해 그는 롤 모델을 가위 하나로 여성 헤어스타일의 혁명을 불러온 세계 헤어디자이너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린 ‘비달사순’이라고 밝히면서 “30년 가까이 헤어디자이너로 해온 만큼 앞으로 30년은 뷰티 아트 디렉터로서 나 자신도, K-뷰티도 널리 알릴 것”이라며 죽기 전까지 무대에 서고 싶고 죽을 때까지 뷰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 ‘진혜성’으로는 베토벤, 아인슈타인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늙어서도 베토벤, 아인슈타인처럼 긴 머리였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이들처럼 미쳐야 진짜 (목표에) 미치지 않겠냐”고 너털웃음을 지었다.